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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고 플랫폼에 2조 베팅한 네이버 “주가 방어? 방어적으로 사업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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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포쉬마크 화면.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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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이 2조원을 훌쩍 넘겨, 네이버 역사는 물론 국내 인터넷 기업 역사상 최고 금액의 딜이다. 네이버는 리셀 플랫폼 ‘크림’ ‘빈티지시티’에 포쉬마크까지 덧붙임으로써, 압도적 1위가 없는 이커머스 중고 거래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역대 최고 금액의 인수 소식에 같은 날 네이버 주가는 7% 넘게 빠졌다.

네이버는 이사회를 열어 포쉬마크 지분 100%를 2조3441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10월 4일 밝혔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기업가치를 주당 17.9달러, 순기업가치 12억달러로 평가했다. 포쉬마크가 보유한 현금 5억8000만달러에 대한 대가를 포함해 총 인수대금을 16억달러로 결정했다.

▶포쉬마크은 어떤 회사

▷美 1위 패션 중고 거래 서비스…‘인플루언서 플랫폼’ 가까워

포쉬마크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결합된 미국의 대표적인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이다. 2011년 설립 이후 총 8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해, C2C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연간 거래액(GMV)은 18억달러, 매출은 3억3000만달러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 언론에서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자주 소개되지만, 사실 인플루언서 기반 패션 커머스 플랫폼에 가깝다. 당근마켓이 거래가 가능한 모든 물건을 다룬다면, 포쉬마크는 패션 제품이 주를 이룬다. 또한 판매자가 올린 상품이 게시판에 일괄적으로 나란히 노출되기보다 ‘포셔’라고 불리는 인플루언서를 소비자가 팔로우하며 그들이 내놓는 아이템을 구매하는 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상품보다 개별 판매자가 갖는 힘이 큰 셈이다.

주 사용자는 MZ세대다. MZ세대가 전체 사용자의 80%를 차지한다. 지난해 말 기준 760만명의 구매자들과 560만명의 판매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20%에 가까운 거래 수수료를 직접 떼가는 방식의 사업 모델이다. 당근마켓 등 C2C 플랫폼이 소비자 간 거래 자체에 아무런 수수료를 매기지 않는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수익모델이 타 플랫폼에 비해 비교적 분명한 셈이다.

포쉬마크는 지난해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이번 딜로 네이버는 실리콘밸리에 간접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포화 상태인 이커머스 시장

▷‘리셀 플랫폼’으로 반전 노린다

네이버는 글로벌 C2C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장기적인 커머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딜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국내에서는 크림을, 일본에서는 빈티지시티를 성장시키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하는 등 C2C 시장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번 포쉬마크 인수를 통해 C2C 시장의 핵심지인 북미 지역을 거점으로 한국-일본-유럽을 잇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특히 네이버는 포화 상태에 다다른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직 독보적 1위 사업자가 없는 C2C 시장을 긍정적으로 봤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가 신규 사업을 진출할 때 살피는 기준 두 가지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지, 그리고 1위할 수 있는지”라면서 “1P(직매입) 시장에는 아마존이 있고, 3P(마켓플레이스) 시장 역시 강자가 다 있다. 그런데 C2C는 글로벌 시장 최고의 강자가 없었다. 그렇게 진출하려고 보다가 가장 잘하고 있는 팀(포쉬마크)을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포쉬마크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커머스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커머스 모델을 정립해보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북미 시장에 먼저 진출해있는 자사 서비스를 포쉬마크와 연계해 사업을 펼쳐나갈 전망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웹툰, 왓패드, 제페토, 위버스 등 네이버가 북미 시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들이 모두 버티컬 콘텐츠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기 때문에, 포쉬마크와 재미있게 연결될 것 같다”면서 “위버스 커머스와 연계하거나, 커뮤니티 모임을 제페토에서 개최하는 등 마케팅을 시작으로 여러 기획을 선보이며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리적 인수’라는 네이버…2.3조원 베팅 괜찮을까

▷‘엎친 데 덮친 격’ 7% 빠진 주가 회복 숙제

네이버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이날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개장과 동시에 추락한 주가는 2시 58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8% 넘게 빠졌다. 고금리, 고환율에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시기, 역대 최대 규모의 ‘빅딜’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인수 가격 자체는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포쉬마크는 지난해 상장 이후 한때 시가총액 70억달러 이상까지 도달했다. 이번 인수 밸류에이션은 포쉬마크의 1년 매출의 3배에 불과하다”면서 “포쉬마크보다 후순위 경쟁사임에도 인수 가격이 몇 배 비싼 딜이 불과 1년 전에 발생했다. 시장이 많이 조정된 상태에서 들어갔다. 지금 인수 가격은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포쉬마크 인수 가격으로는 16억달러(기업가치 12억달러), 주당 17.9달러가 책정됐다. 포쉬마크의 10월 3일(현지 시각) 종가는 15.57달러, 시가총액은 12억2000달러다. 포쉬마크는 네이버 인수 공시 이후 나스닥 시간 외 거래에서 17달러대 후반까지 급등했다.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포쉬마크는 지난해 1월 상장 직후 100달러대 선에서 거래되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문제는 거시경제 환경이 부정적이고, 네이버 주가가 연일 신저점을 경신하는 때 딜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이날 오후 2시 41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8% 넘게 떨어진 17만6500원에 거래되며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김 CFO는 주가 방어 방안에 대해 묻는 질문에 “사업 추진을 ‘방어’적으로 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어떻게, 어디에 잘 투자해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오히려 (이번 인수가) 이런 위험한 시기에 가장 안전한 자산인 미국 GDP가 연동된 미국 소비재 커머스 기업에 투자한 것이다. 환율 등락에 따라 원화 기준으론 비싸게 인수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네이버는 이미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고 헤징 방법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환경) 그 자체 때문에 투자를 삼간다거나 재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수합병 때 인수하는 기업 주가는 대부분 하락한다. 인수 기업 주주 입장에서는 아직 향후 시너지 등 인수 이후 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당장 이것이 어떤 가치로 돌아올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서 그런 (주가 하락)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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