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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부자 감세안' 철회에 새내기 총리 트러스 입지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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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리즈 트러스(47) 영국 총리가 '시그니처 공약'인 대규모 감세안을 뒤집는 결정을 내리면서 취임 한 달 만에 입지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사진=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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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선미리 기자 = 리즈 트러스(47) 영국 총리가 취임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주요 공약인 대규모 감세안을 뒤집으면서 입지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부자 감세안' 철회 발표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소폭 상승했으나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쿼지 콰텡 재무부 장관이 이른바 '트러스노믹스' 논란의 핵심인 소득세 최고세율 45% 철폐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히자 지난주 3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파운드화 가치는 소폭 상승하며 한때 1.13달러까지 회복했다. 영국 국채금리와 미국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으며 주요국 증시는 반등했다.

영국 정부가 파운드화 가치 폭락과 영국을 비롯한 세계금융시장의 혼란을 불러일으켰던 대규모 감세 정책에서 '유턴'하면서 금융시장에 잠시 안정이 찾아온 모습이지만, 전문가들은 감세안 추진 여파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자산운용사 블루베이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닐 메타는 "영국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을 바꾸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면서 파운드화 가치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 홀딩스에서 통화 전략을 담당하는 조던 로체스터도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를 포기한 것은 상징적인 조치일 뿐"이라며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뜻이겠지만 큰 줄기는 바뀌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영국 정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감세 규모는 450억 파운드(약 72조원) 규모에 달하는데,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가 차지하는 금액은 20억 파운드(약 3조원)에 불과하다. 폴 존슨 재정연구소(IFS) 소장은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 철회가 "재정적으로 갖는 의미는 제한적"이라며 "450억 파운드 규모의 감세안이 430억 파운드 규모가 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감세안 유턴의 효과가 미미하다고 입을 모아 지적하지만 집권한 지 한 달도 안 돼 '시그니처' 정책을 뒤집은 트러스 총리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연간 소득이 15만 파운드(약 2억4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에게 적용되는 최고 세율을 현행 45%에서 40%로 낮추는 방안은 특히 보수당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다. 한 보수당 의원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트러스 총리의 권위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보수당 소속의 한 전직 장관도 "이 일은 만회할 수 없다. 무능하다는 것을 보여줬을 뿐"이라며 "노동당이 비웃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트러스 총리의 감세 정책이 불러온 일대 혼란으로 12년 만에 집권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있다. 영국 정부의 감세 정책 발표 이후 여론조사에서 노동당 지지율은 보수당 지지율을 앞서고 있으며, 지지율 차이가 33%포인트 나는 곳도 있었다.

트러스 총리와 콰텡 장관의 불협화음도 위기 요인이다. 트러스 총리는 전날 인터뷰에서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는 콰텡 장관의 아이디어였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맞선 듯 콰텡 장관은 해당 정책을 철회한 게 트러스 총리의 결정이라고 했다가 이후 두 사람의 결정이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BBC는 트러스 총리와 콰텡 장관이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듯한 발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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