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자꾸만 뚫리는 러 방어선…우크라 병합지 4곳 모두 깃발 휘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자국 땅으로 선언하자마자 전선이 잇따라 뚫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체면을 구기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전선에서 대승을 거둔 데 이어 남부 헤르손주에서도 러시아군 방어선을 뚫는 데 성공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의 이고리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헤르손주 졸로타 발카와 올렉산드리우카 방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수적으로 우세한 전차를 앞세워 우리 방어선 깊이 파고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통상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의 군사적 성과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밀어붙이는 모습이 너무 명확했기에 이를 언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AP 분석입니다.

헤르손 현지 친러세력도 전선이 뚫린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최근 러시아가 헤르손주 행정부 부수반으로 임명한 키릴 스트레모우소프는 "우크라이나군이 약간 더 깊이 뚫고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헤르손주 행정부 수반 블라디미르 살도 역시 우크라이나군이 기존 전선에서 30㎞ 떨어진 드니프로강 서안 요충지 두차니로 진격하려다 러시아군에 저지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으나, 러시아내 소식통들은 우크라이나군 전차부대가 드니프로강 서안을 따라 진군 중이라면서 마을 여럿이 탈환됐고 러시아군 장병 수천명이 보급이 끊기거나 고립됐다고 전했습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군이 올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헤르손 방면 최대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다른 러시아 점령지들에서도 러시아군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점령지 합병 선언 하루만인 이달 1일 루한스크주 북부 핵심 도시인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요충지인 리만을 탈환했고, 최근엔 크렘리나에서 20㎞ 거리인 토르스케 마을까지 점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올레 즈다노우는 "크렘리나는 루한스크 전역을 통제하기 위한 핵심 지역이라면서 이 도시 뒤로는 러시아 방어선이 더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러시아군은 지난 6월 말 세베로도네츠크를 무너뜨리고 7월 초에는 이웃 리시찬스크까지 빼앗으면서 한때 루한스크 전역을 장악했습니다.

이에 '돈바스 해방'이란 러시아의 군사목표 달성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절치부심한 우크라이나군이 대대적 반격에 나서면서 기존 전선을 유지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자국에 병합한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가운데 한 곳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셈이 됐습니다.

러시아는 그런 상황에서도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말 도네츠크, 헤르손,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대표와 맺은 합병 조약을 3일 하원에서 비준하는 등 관련 절차를 속속 밟고 있지만, 전선이 밀리면서 국경선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를 놓고 혼란을 겪는 모양새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도네츠크·루한스크는 2014년 친러 분리주의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간 분쟁 발발 전 행정 경계선을 국경으로 봐야 하지만, 자포리자와 헤르손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해당 지역 주민들과 국경 문제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 제공 동영상 캡처, 연합뉴스)
김광현 기자(teddykim@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