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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96세 생일에 시진핑 화환 보냈다…장쩌민 中당대회 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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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최근 중국 인터넷에 유포된 장쩌민(96, 오른쪽) 전 국가주석과 왕예핑(王冶坪·94) 부부의 사진이다. 뒤로 시진핑 부부와 리커창 부부의 이름이 적힌 화환이 보인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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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중공) 제20차 당 대회가 임박한 가운데 장쩌민(江澤民·96) 전 국가주석 부부의 최근 사진이 중국 소셜네트워크(SNS)에 등장했다고 홍콩 명보와 성도일보 등이 4일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20대를 앞두고 시 주석과 정치적 긴장 관계인 ‘상하이방(上海幇)’의 대부 장쩌민 전 주석이 건재를 과시하면서 그가 오는 16일 개막식에 참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포된 사진은 두 장이다. 한 장은 장쩌민 전 주석과 부인 왕예핑(王冶坪·94)이 등나무 의자에 앉은 모습이다. 갈색 선글라스를 쓰고 녹색 셔츠에 검은 조끼를 입은 장 전 주석은 약간 여위었지만 96세 고령의 노인치고는 얼굴색과 정신 모두 건강해 보였다. 뒤로는 시진핑·펑리위안(彭麗媛) 국가주석 부부와 리커창(李克強)·청훙(程虹) 총리 부부의 이름이 적힌 화환이 놓여있었다. 붉은 띠에는 “축 장 주석 생일을 축하합니다(祝江主席生日快樂)”라는 금색 글씨가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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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인터넷에 유포된 장쩌민(96) 전 국가주석의 생일을 축하하는 화환을 찍은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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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진에는 붉은색 벽에 금색으로 쓴 목숨 수(壽)자가 보이고, 앞 탁자에는 숫자 96 모양의 초가 꽂힌 3단 케이크와 복숭아 접시가 놓였다. 옆으로 4개의 화환이 각각 상하이 시 위원회·시 정부, 중공 중앙판공청, 전체의료보호 및 업무 인원 등 화환을 보내온 기관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두 번째 사진에 인물은 보이지 않았다.

중공 관례에 따르면 당 대회는 퇴임한 원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개·폐막식에 초대해 당의 단결과 조화를 과시해 왔다. 5년 전인 2017년 19대 개막식에는 장쩌민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참석해 시진핑 좌우에 자리했다. 장 주석은 이후 2019년에는 7월 자신의 집권 시기 2인자였던 리펑(李鵬) 총리의 장례식과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일 창당 10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유포되기도 했다.

당시 100주년 행사는 후진타오, 리루이환(李瑞環), 우방궈(吳邦國), 원자바오(溫家寶), 자칭린(賈慶林), 장더장(張德江), 위정성(兪正聲), 쑹핑(宋平), 리란칭(李嵐淸), 쩡칭훙(曾慶紅), 우관정(吳官正), 리창춘(李長春), 허궈창(賀國强), 류윈산(劉雲山), 장가오리(張高麗) 등 전직 상무위원들이 거의 모두 참석했지만 장 전 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장 전 주석은 지난 2011년 중공 창당 90주년 행사에도 불참한 전력이 있다. 불참 직후 그의 사망설이 유포됐고 급기야 7월 6일 홍콩의 ATV(Asia Television Limited)가 “장쩌민 전 주석이 베이징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 즉시 신화사가 권위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설을 부인하면서 ATV도 하루 만에 장쩌민 별세 보도를 철회했고 그해 말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장 전 주석에 앞서 지난달에는 개혁파의 대부로 불리는 1세대 원로인 105세 고령의 쑹핑 전 상무위원이 공식 행사에 참석해 “개혁개방은 중국이 발전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계에서는 개별 원로마다 각각 다른 파벌을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당 대회나 주요 행사를 앞두고 원로의 외부 노출은 하나하나가 정치적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그동안 상하이방이 장악해왔던 법원·검찰·공안·감옥 등 사법 시스템을 지휘하는 중앙정법(政法·정치법률)위원회를 20대에서 시진핑 세력이 접수하려는 가운데 장 전 주석의 등장은 의미심장하다. 시 주석은 10년 전인 18대에서 군을 일컫는 ‘총자루[槍杆子·촹간쯔]’를, 5년 전 19대에서는 연예·문화와 선전을 통칭하는 ‘붓자루[筆杆子·비간쯔]’ 권력을 장악한 데 이어, 올해 20대에서는 ‘칼자루[刀把子]’로 불리는 정법 라인 장악을 노리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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