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전선 돌파…러시아군 고립 위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르손주 북동부 기존 전선에서 30㎞ 정도 진격

러시아쪽도 패배 인정…언론 분위기도 바뀌어


한겨레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되찾은 남부 헤르손주의 비소코필랴 마을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비소코필랴/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도네츠크주의 교통 요충지 리만을 되찾은 데 이어 남부 헤르손주의 전선도 돌파하는 큰 전과를 올렸다. 러시아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을 자국 영토로 병합한다고 선언한 이후 잇따라 패배를 당하는 양상이다.

러시아 국방부의 이고리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3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우세한 탱크 부대를 앞세워 졸로타발카 방면에서 우리의 방어선을 깊이 파고 들었다”고 인정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졸로타발카는 헤르손주를 북동부에서 남서쪽으로 가로지르는 드니프로강의 북동쪽 끝 강변 마을이다.

헤르손주 현지의 러시아쪽 행정부 수반 블라디미르 살도는 졸로타발카의 남서쪽 마을인 두드차니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국영 방송에 나와 “드니프로강에 인접한 두드차니가 우크라이나군에게 점령당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살도는 “정보가 긴박하게 들어오고 있다. 전선이 돌파당했다. 돌파당한 곳은 두드차니라는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두드차니는 헤르손주의 기존 전선에서 30㎞ 정도 남쪽에 위치한 곳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을 점령한 것은 지금까지의 헤르손주 수복 작전 중 가장 빠른 진격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로이터>가 평가했다. 러시아군은 2월 말~3월 초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이 지역을 장악한 채 강력한 진지를 구축하고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맞서 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헤르손주 지역의 전투 전개 상황을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으며, 현지 관리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분적으로만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자국 국기를 두르고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 지역이 미하일리우카라고 전했다. 이 지역은 기존 전선에서 20㎞ 정도 떨어진 드니프로강 북쪽 강변 마을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자국 군인들이 헤르손주 북동부 지역의 미롤류비우카에서 자국 국기를 게양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곳곳에서 진격하면서 러시아군을 압박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그는 “오늘도 우리 전사들의 진격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거주지 몇 곳을 해방시켰고 몇몇 전선에서는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헤르손주는 드니프로강을 사이에 두고 북서부와 남동부 지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주의 핵심 도시인 헤르손시는 북서부 지역의 남서부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헤르손주 북서부 지역에는 러시아 군인 2만5천여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반격에 따라 보급로를 잃고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여름부터 헤르손시와 헤르손주 남동부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를 파괴해 이 도시 주변 고립에 집중한 데 이어 최근 북쪽 방면에서부터 진격을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돈바스와 헤르손에서 잇따라 격퇴당하면서 그동안 승리에 환호하던 러시아 언론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러시아 국영 방송 <로시야1>의 유명 진행자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상당 기간 동안 상황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좋은 뉴스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한편, 러시아 언론 <아르비시>(RBC)는 알렉산드르 주라블료프 러시아 서부군관구 사령관이 해임되고 후임에 로만 베르드니코프 중장이 임명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주라블료프 사령관 해임 소식은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주 리만을 되찾는 등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잇따라 패배한 뒤 나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남다른 시각, <한겨레> 네이버 뉴스 구독
▶▶아침을 바꾸는 습관 H:730▶▶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