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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계 금리 흐름

유엔 금리인상 중단 촉구에도…미국 "인플레 잡으려면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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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연준 금리 1%P 올리면 빈국 GDP 0.8%↓" 경고
뉴욕 연은, 금리 인상 지속 시사… "핵심 시장 계속 기능"
한국일보

지난달 2일 파키스탄 신드주 세환 지역 수재민들이 구호품을 받고 있다. 6월 중순부터 내린 몬순 폭우로 파키스탄은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세환=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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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개발도상국의 심각한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대신 횡재세 등 다른 방안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갈 길이 멀다"며 앞으로도 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과도한 긴축 정책, 저개발국에 심각한 불안정 초래"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날 연례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일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고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믿음은 경솔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과도한 긴축 정책은 이미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경제적 위기를 겪는 저개발국에 심각한 침체와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면 3년간 다른 부유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0.5%, 빈국의 GDP는 약 0.8% 감소한다.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만으로도 빈국의 GDP는 3년간 약 3,600억 달러가 줄어들 전망이다.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3~3.25%까지 인상했다.

레베카 그린스펀 UNCTAD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경기침체의 초입에서 물러날 시간이 있다"며 물가상승을 해결하기 위한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기업 횡재세, 상품 투기 통제를 위한 더 정교한 규제, 공급 차원의 병목 현상 해결 등을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 인상이라는 한 가지 도구만 사용하면 세계 경기는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UNCTAD는 2022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2023년에는 2.2%의 성장을 예상했다.

뉴욕 연은 "아직 성장 제약 안 돼…갈 길 멀다"

한국일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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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이끌고 있는 미국 측은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신호가 보이긴 하지만, 아직 근원 물가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같은 날 피닉스에서 열린 연설에서 "명백하게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아직 갈 길이 매우 멀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긴축 통화 정책이 수요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기 시작했지만, 우리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며 "통화 정책이 아직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현재 3% 수준의 기준금리를 내년 말 4.6%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언급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 변동과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핵심 시장이 계속 합리적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시장에 막대한 변동성이 있었지만, 이는 통화정책 때문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연준 위원들이 시장 상황을 매우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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