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in-터뷰] "AI 신약개발, 약물 발굴에 치우쳐...바이오 데이터 활용 중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라포르시안]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에서의 가장 넘기 힘든 장벽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다. 이런 이유로 연구.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인공지능(AI) 활용 신약개발이 미래 핵심 전략분야로 주목받고 있으며, 세계적인 신약 개발 트랜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수 기업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센터장 김우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AI신약 개발 스타트업 기업 수는 46곳 이상이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조 단위의 비용과 평균 10년 이상이 필요하지만 AI를 활용하면 비용과 시간을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AI 활용 신약 개발이 아직까지 도입단계이고, 본격적인 활용단계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많은 기업들이 AI기술 도입이나 AI기업과의 협력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며, AI기술에 대한 이해, 데이터 구축과 전문인력 확보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도입전략 구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특히 AI 솔루션에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 활용이 쉽지 않아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후보물질 발굴에만 치우져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라포르시안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 홍승환 책임연구원으로부터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

라포르시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의 가장 큰 장점은.

= 약물 탐색을 예로 들어보자. 신약 개발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약물이 만족해야 할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이다. 다양한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분자는 드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최대한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분자에 대해서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실험으로 분자의 효능을 확인하는 데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 반면, AI를 활용하면 실험에 비해서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훨씬 많은 분자에 대한 약효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중에서 가능성 높은 분자를 후보물질로 선별해 유전체 등 생체정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임상과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최적 환자군을 도출한다면 전체적으로 실험에 소모되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신약 개발 기업과 AI 플랫폼을 가진 기업과의 협업 형태로 이뤄지는 이유는 뭔가.

= 오픈 이노베이션, 즉 개방형 혁신은 개별 기업이 모든 것을 갖추는 대신 외부와의 협력을 추구하는 방향이다. 신약개발은 단계별로 다양한 전문성이 요구되면서도 각 단계별 실패의 위험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한 기업이 신약개발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려면 모든 전문가와 시설 장비를 갖추고 10년 이상의 시간을 소모하게 되는데, 이는 위험부담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각 전문가와 시설에 대한 투자 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AI 신약 개발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은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방안이며, 각 기관이 전문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이다.

- 협업을 위해선 신약 개발자 역시 AI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할 거 같은데.

= 인공지능과 신약개발은 서로 다른 두 분야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신약 개발자에게도 AI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AI 개발자와는 방향성이 다르다. 지금의 AI 신약개발은 완벽하지 않다. 때문에 아직까지 신약개발 전문가가 개입해야 할 영역이 많다. 약물이 만족해야하는 요구 조건을 명확히 제시하고, 신약개발 연구자가 AI의 결과물을 보고 분석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신약 개발자에게는 'AI를 어떻게 구현하고 어떻게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하는가'와 같은 측면보다는 AI가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또는 무슨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활용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

-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이 AI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초기 단계인만큼 어려움도 많을 것 같다.

= 신약 개발에서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임상 단계(drug development)에서의 실패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윤리적 법적 문제를 피할 수 없고, 비용적 부담은 후반으로 갈수록 커진다. AI를 제외하고 찾아봐도 한국에서 개발된 후보물질이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많지만 실제로 임상시험을 통과한 사례는 많지 않다. 때문에 새로운 후보물질을 찾는 것보다는 임상에서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더 절실하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다양한 데이터들을 활용해야 한다. 약물 개발 단계에서 질환에 대한 동물 모델을 사용하는데, 실제 사람 환자에겐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선 사람에 대한 임상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바이오 데이터 활용이 활발하진 않고, AI 신약개발 기업의 사업 영역도 약물 발굴에 치우쳐 있어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공 빅데이터와 병원 의료데이터를 제약기업의 임상데이터와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라포르시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AI 신약 개발 생태계 구축을 위한 AI신약개발지원센터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 AI 신약개발 회사는 현재 46개 이상으로, 이 중 상당수는 최근 5년 사이에 설립됐다. 또한 제약바이오기업이 직접 AI 신약개발 인력을 채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AI신약개발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전문 인력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됐다. AI 신약개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서 AI신약개발지원센터는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AI신약개발 교육플랫폼 LAIDD을 개발하고 서비스 중이다. 중기적으로는 AI 활용을 신약개발 전주기로 늘리고 이와 함께 바이오 데이터의 활용을 확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AI신약개발지원센터는 전문인력양성교육사업은 물론, 연 6회 이상의 오픈이노베이션행사를 통한 기술교류 및 협력 활성화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또한 AI신약개발에 필요한 민-관 보건의료데이터를 AI신약개발 현장에 원활하게 공급하는 데이터 중개시스템을 기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AI 신약개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AI 신약개발 교육 사업사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AI 신약개발 정보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또한 AI 신약개발 기업들의 협의체를 조직하고, 현업에서 느끼는 수요가 정부에 전달될 수 있도록 간담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런 다양한 사업들은 AI신약개발지원센터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관과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AI신약개발 생태계 활발히 가동되면 각 기관의 역할이 강화되고, 실질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의 집중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Copyright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