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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英감세안 철회에 달러화 진정될까···"고금리發 변동성은 여전할 것" [이번주 증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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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코스피 5.9% 빠진 2155.49 장마감

고금리·경기침체 우려 여전···"2070선 하단"

英감세안 철회 결정, 美달러 진정세로 이어질까

"2차전지·태양광·자동차 중심 개별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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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코스피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 짓눌리며 5% 이상의 급락세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주 역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여파에 변동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채권시장 금리가 추가로 상승세를 이어가거나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할 경우 국내 증시에 대한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주 파운드화 급락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했던 영국 대규모 감세안이 철회되면서 미국 달러 가치 진정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은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대내외적 불안 요인들의 변화 흐름에 귀을 기울이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개별 종목 위주로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5.87% 내린 2155.49로 거래를 마쳤다. 9월 30일 장중에는 2140선이 무너지며 연저점을 다시 쓰기도 했다. 그간 증시를 떠받치는 역할을 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의 낙폭이 더욱 가팔랐다. 코스닥은 5% 낙폭을 기록했던 지난달 26일 이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는데 주간 하락률이 7.78%에 이른다. 코스닥 지수는 672.65로 9월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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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월 코스피 시장에서 매물을 대거 출회하며 하락 압력을 가했던 외국인투자가는 9월 마지막 2거래일간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한 주간 1610억 원을 사들였다. 기관투자가 역시 5673억 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의 하방을 제한했다. 반면 이 기간 개인은 7368억 원을 팔며 위축된 투심을 드러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602억 원, 3312억 원을 사들였지만 개인은 6941억 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하락세가 거센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주 역시 추가 하락 위험이 큰 변동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 역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대외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예상보다 더 낮아질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주가가 기업들의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 중”이라며 “내년 기업 영업이익이 5~10% 감소할 경우 코스피는 1920~2020포인트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2070~2200선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과 달러 스마일 현상이 심화되면 지수 레벨이 지금보다 한 단계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불안한 국제정세로 인해 유독 달러만 강세인 달러 스마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은 금융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신흥국이라는 점에서 위험자산 선호 위축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고 말했다. 신승진 삼성전자 연구원도 역시 “주가가 많이 빠진 건 매력적이지만 3분기 실적 시즌부터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기업들의 향후 이익 추정치 하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V자 반등은 어렵다”며 “당분간 업종보다는 기업 중심의 개별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운드화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리며 금융시장에 큰 불안을 초래했던 영국 감세안이 결국 철회된 점은 달러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외환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소득세) 45% 세율 폐지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우리의 최우선 임무는 영국이 직면한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며 45% 세율 폐지안은 임무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 것이 분명하다”고밝혔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연 450억 파운드(약 69조 원) 규모의 대규모 감세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정책 발표 후 파운드화가 급락하고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 불안이 가중되자 열흘 만에 법안 철회를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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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수급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방어율이 높은 실적개선주나 주가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있는 개별 종목들에 대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관심을 둘 만한 업종으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 업종인 2차전지·태양광이나 호실적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자동차, 변동성 장세에서 상대 이익 안정성이 높은 금융·유통 업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길 권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수출 비중이 높고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아 고환율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재고 압력이 적은 자동차 부문을 추천했고, 방어주로 꼽히는 통신·편의점 역시 눈여겨볼 것을 권고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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