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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정근, 文 산업부 상대 ‘수백억대 신재생기금 로비’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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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출신 이정근(59·구속)씨가 문재인 정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성한 수백억원대의 신재생 에너지 기금을 중소기업이 지원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로비에 관여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3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씨는 2020년 초 사업가 박모(62)씨로부터 ‘A사가 산업부의 신재생 에너지 기금 투자 대상에 선정될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는 청탁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산업부는 5050억원 규모의 ‘에너지 신산업 펀드’를 만들어 이 중 340억원을 수소 분야 중소·벤처기업 육성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2020년 1월 설립된 A사는 장시간 연속 비행이 가능한 드론 관련 액화수소 충전 기술 등을 보유했지만 초기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이씨의 주선으로 2020년 3~4월 산업부 간부들과 A사 관계자, 박씨의 지인 등이 만났다고 한다. 정부서울청사 인근 카페에서 모여 기금 투자 관련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당시 산업부 이모 실장 등이 나왔다고 한다. 이 전 실장은 산업부 실장을 지낸 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 됐다. 검찰은 ‘이씨가 산업부 고위 관계자를 통해 A사 측과 산업부 간부들의 만남을 성사시킨 걸로 안다’는 박씨 주변 인사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씨가 A사에 ‘산업부의 신재생 에너지 기금을 받게 해줄테니 현금 100억원을 달라’는 취지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사가 거절하면서 청탁은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았고, 결국 A사도 산업부 신재생 에너지 기금 투자 공모에서 선발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씨는 또 2020년 초 사업가 박씨로부터 ‘마스크 생산·유통 등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게 해달라’는 마스크 업체 B사의 청탁을 전달받고 문재인 정부 초대 식약처장을 지낸 류영진(63)씨를 통해 박씨 측이 식약처 현직 국장과 만날 수 있게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박씨의 청탁을 받아 업체와 공무원을 거듭 연결하게 된 배경에 두 사람 간의 지속적인 금전 거래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정부 지원금 배정, 공공기관 임직원 승진 등을 주선해 준다는 명목과 2020년 국회의원 선거 비용 용도로 총 10억1000만원을 박씨에게 받았다는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이씨는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선대위 부본부장,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 선대위 부본부장을 지냈다. 2016년, 2020년 국회의원 총선과 올해 3월 보궐선거 등에 민주당 공천으로 서울의 한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이씨는 A사 관련 청탁을 박씨에게서 전달받을 무렵에도 자신의 임야(林野)를 박씨에게 팔기로 하고 선금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에게 등기를 넘겨버린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 임야는 경북 청송 소재 수만평 규모로 당시 공시지가는 4000만~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씨와 이씨 간에는 임야 매매 선금을 ‘차용금’으로 정리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이씨 측은 박씨에게 받은 돈에 대해 “7억원을 빌렸고 이 중 5억원을 갚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일부 자금에 대해서는 차용증이 작성되지 않았고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3억3000만원이 이씨에게 건너간 점 등에서 불법 자금이 오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씨 측은 본지에 “수소경제 발전 차원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A사를 이씨에게 소개시켜준 것 말고는 아무 관여도 하지 않았다”며 “(산업부 로비 의혹과 관련해선) A사는 물론 이씨와도 주고받은 돈이 10원 한 장 없다”고 했다. 이씨 측도 “박씨 측에 (산업부 공무원과) 미팅 자리를 주선하고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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