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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기업 퍼스트 울산] 기업이 다시 온다, 울산이 다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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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이 들어서는 현대차 울산공장 내 주행시험장. 울산시는 공장 건립 지원을 위해 인허가 전문 공무원을 현대차에 파견하는 등 행정적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또 이 공장이 조세 감면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첨단투자지구 지정을 추진 중이다. [사진 제공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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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건축 인허가 업무에 잔뼈가 굵은 울산시청 6급 주무관 A씨는 지난달 7일부터 현대차 울산공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울산시는 현대차가 울산공장에 짓기로 한 전기차 전용 공장 인허가 업무 지원을 위해 5급 사무관과 6급 주무관을 현대차에 파견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가 기업 공장 건립을 위해 해당 기업에 공무원을 파견하는 것은 울산시가 처음이다.

울산시는 원활한 전기차 공장 건립을 위해 인허가 기간을 대폭 줄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조원을 투자해 울산공장 내 주행시험장 76만㎡ 용지에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2023년 4분기 착공해 2025년 4분기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계획에 따르면 공장 착공까지 1년여 정도 남았다. 공장 건립을 위한 토목과 건축 인허가를 받는 데 통상 2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계획에 따라 공장을 착공하기 위해서는 인허가 기간을 1년이나 단축해야 한다.

현대차에 파견된 울산시 직원들은 공장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인허가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토목 허가 이후 건축 허가를 진행하는 순차적 방법 대신, 토목과 건축 허가를 동시에 진행하고 환경영향평가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울산시의 이 같은 기업 지원은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시 지원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 제2, 제3의 대기업 울산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장 건립 초기부터 지자체 인허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것은 과거에 없었던 일"이라며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불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줄여 울산 투자를 결정한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의 울산 투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민선 8기 울산시는 울산 투자 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려 인구 유출을 막고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울산시는 기업 수요를 파악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지원을 통해 투자 유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울산공장에 연간 13만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국내에 공장을 건립하는 것은 아산공장 이후 29년, 울산공장에 새 공장을 짓는 것은 34년 만이다.

이번 현대차 투자 결정은 현대차 노사가 큰 역할을 했다. 울산시는 현대차 임금과 단체협상 타결 직후 사측과 현대차 노조 결단에 감사를 표한 뒤 현대차 공장 건립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를 즉시 가동했다.

현대차뿐만이 아니다. SK가스가 최대 지분을 가진 울산지피에스는 울산 남구 사업장 13만9000여 ㎡ 용지에 세계 첫 1227㎿ 규모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 겸용 발전소를 건립한다. 투자 금액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공사 공정률은 25%다. 이달 중 송전선로 착공과 내년 1분기 주기기 설치를 거쳐 2024년 8월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발전소는 LNG 수급이 불안하면 LPG로 대체해 전기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발전소다. 최신 고효율 설비를 설치해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크다. 이를 인정받아 올해 가스발전소 최초로 ESG 최고 등급인 'G1' 등급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SK가스와 롯데케미칼은 3200억원을 투자해 울산에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건립한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울산 남구 상개동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용지(1만2000㎡ 규모)에 들어선다. 2023년 착공해 2025년 준공 예정이다. 발전량은 연간 50만MWh 규모로 4인 가구 기준 12만가구가 1년간 사용 가능한 용량이다. 향후 청정수소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 마이크로솔더볼(MSB)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덕산하이메탈은 북구 연암동 기존 사업장 용지에 MSB 생산공장을 증설한다. 투자 금액은 총 206억원. 내년 1월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라인은 2024년 9월 구축할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사빅의 합작법인 한국넥슬렌은 자회사 SSNC가 울주군 청량읍에 2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발전 필름 등에 쓰이는 고기능성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생산공장을 신·증설한다.

또 코리아씰라인은 울주군 GW일반산단에 78억원을 들여 '메탈 벨로우즈 씰' 생산공장을 짓는다. 이 공장은 내년 2월 착공해 10월 완공된다. 이 제품은 고온·고압 액체와 가스 등의 양을 조절하고 누출을 방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민선 8기 울산시 출범 이후 국내외 5개 기업은 2조5452억원 규모 울산 투자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2100개 안팎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울산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도 굴곡 없는 투자 유치 실적을 보였다.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울산은 국내 2조8573억원, 해외 3372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실질적 혜택을 제공해 기업하기 좋은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적극 추진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 울산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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