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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재테크’로 인기끌던 ELS, 하락장 오자 -2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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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원금손실… 통장 본 투자자들 깜짝

삼성증권이 지난해 9월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한 1년짜리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은 지난달 만기가 됐을 때 수익률이 -20%였다. 투자자들이 원금의 20%를 손해 본 것이다. 이 상품은 만기에 삼성전자 주가가 발행일(7만6100원)보다 높으면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삼성전자 종가는 5만6000원에 그쳤다. 이 상품은 3개월에 한 번씩 삼성전자 주가가 최초 기준가(발행일 종가)의 103%를 넘어설 경우 각각 2%, 4%, 6% 이자를 주고 조기 상환하는 조건도 달고 있었는데 3번의 중간 평가일마다 삼성전자 주가가 기준가를 넘지 못했다.

올 들어 주식 시장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ELS 상품의 원금 손실이 늘어나고 있다. ELS는 코스피200, S&P 500 등 지수나 삼성전자, 네이버 등 개별 종목의 주가가 투자 기간에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면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기준이 되는 지수나 종목의 가격이 일정 값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이 나기 때문에 직접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하락장이 이어지자 원금 손실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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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손실 난 상품 속속 등장, 앞으로가 문제

다른 증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B증권이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기초 자산으로 발행한 ‘KBable ELS 제1923호’는 지난달 만기에 수익률이 -10%였다.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삼성전자를 기초로 발행한 ELS 상품들도 대부분 원금의 20%가량 손실을 입었다.

아직 만기가 되지 않았지만 원금 손실 위험 구간에 진입한 ELS 상품도 많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한 주간 20개의 ELS 상품에 원금 손실 위험이 발생했다고 공지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24개, NH투자증권은 13개 상품이 원금 손실 구간인 ‘녹인 배리어’에 닿았다. 다만 이들 상품이 모두 만기일에 가까운 것은 아니어서 만기일까지 기준이 되는 지수나 주가가 조건에 부합하게 되면 수익을 볼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ELS는 보통 3~6개월에 한 번씩 기준가 대비 연계 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건을 넘어서면 이자를 붙여 조기 상환하기 때문에 지난해 장이 좋을 때 이미 조기 상환된 경우가 많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상환되지 않은 경우는 발행 당시 기준가에 비해 최근 지수나 종목별 주가가 모두 좋지 않아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국내외 증시 하락에 ELS도 위험 계속

ELS는 통상 3~6개월에 한 번씩 조건을 검토해 기초가 되는 지수나 주가가 기준을 넘어서면 수익을 붙여 조기 상환한다. 올해 들어서는 이 조기 상환 금액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9월까지 ELS 조기 상환 규모는 12조9282억원으로 작년 동기 조기 상환액(45조6379억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초 발행된 ELS의 손실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발행된 ELS 상품은 9916건, 23조7483억원 규모다. 이 중 9조4000억원가량이 지난 1분기에 발행됐는데, 주로 S&P 500이나 유로스톡스50, 삼성전자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고 있다. 지난 30일 기준 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54.85포인트(1.51%) 내린 3585.62로 마감했다. 1분기 말인 3월 31일 종가(4530.31)와 비교하면 21% 하락한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도 지난 30일 기준 5만3100원으로 올해 1분기보다 떨어졌다. 올 상반기 발행된 ELS 상품들이 만기 시 조건을 맞추기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장근혁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최근 ELS 시장 현황과 위험 점검’ 보고서에서 “아직 ELS 시장이 안정적이지만, 조기 상환 비율이 과거 위기 발생 시기만큼 낮은 상황이고 잔액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ELS 시장 참여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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