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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무기상식 깨고 개발 성공한 ‘괴물 미사일’ 현무-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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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0월1일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행사서 첫 공개된 '괴물 미사일' 현무-5 영상. 최대 8~9t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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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행사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무기인 ‘괴물 미사일’ 현무-5(V)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돼 화제인데요, 현무-5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8~9t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괴물 미사일’로 불립니다.

◇ 1일 국군의 날 행사 영상서 현무-5 6~7초간 공개

세계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중 이렇게 무거운 탄두를 단 예는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존 무기상식을 깨는 현무-5의 실체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없지 않았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우선 이번에 현무-5 영상이 공개된 경위를 살펴보지요. 현무-5 영상은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상영된 ‘한국형 3축 체계’의 ‘대량응징보복(KMPR)’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된다”라는 해설과 함께 6~7초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미사일 형상이 지난해 9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각종 신무기체계 시험발사 때 소개된 고위력 탄도미사일(탄두중량 2t급)과 비슷했습니다. 저도 처음엔 작년에 공개된 것과 같은 것인줄 착각했고, 유튜브 등 SNS에 “작년 거 재탕한 것 아니냐”는 댓글도 적지 않게 달렸습니다.

◇ 현무-5 외형 현무-2와 비슷, 발사방식은 콜드 론치로 큰 차이

하지만 발사방식에서 종전 현무 탄도미사일들과 큰 차이가 있었지요. 지금까지 지상에서 발사되는 현무 탄도미사일들은 발사대에서 직접 엔진이 점화돼 발사되는 ‘핫 론치’(hot launch)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현무-5는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공중으로 30여m 가량 튀어오른 뒤 엔진이 점화돼 발사되는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이었지요.

콜드 론치 방식은 보통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서 많이 활용됩니다. 지상 미사일의 콜드 론치 방식은 중국과 러시아의 일부 중거리 미사일 및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서 활용되고 있지요. 현무-5가 기본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임에도 콜드 론치 방식을 쓴 것은 무거운 탄두를 운반하는 강력한 고체엔진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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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사르맛 발사 장면. 현무-5처럼 미사일이 사일로에서 밀어올려진 뒤 엔진에 점화돼 발사되는 '콜드 론치' 방식이다. / 러시아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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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들에 따르면 현무-5 엔진이 매우 강력해 발사대에서 직접 점화될 경우 발사대가 녹아내리는 등 발사대가 부서질 가능성이 커서 콜드 론치 방식을 택했다고 합니다. 즉 2t급 탄두까지는 핫 론치 방식이 가능했지만 그 이상은 콜드 론치 방식을 쓸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현무-5 크기도 현무-2보다 훨씬 크다는데요, 길이 16m 가량인 북한 중거리 미사일 화성-12형(최대 사거리 4500~5000km)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옵니다.

◇ 북 선제 핵타격 법제화로 현무-5 중요성 커져

현무-5는 두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는 ‘한국형 독침 전략무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현존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북한 핵·미사일 개발 고도화 문제와 관련, 김정은의 핵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의미입니다. 현무-5는 대량응징보복의 핵심무기로, 유사시 평양 주석궁과 지하 100m 이하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 벙커’를 단 1발로 무력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선제 핵타격을 법제화한 이른바 ‘핵무력정책법’이란 걸 발표했습니다. 북 핵무력정책법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무기와 관련한 모든 결정권을 가진다”(3조 2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의 유일적 지휘에 복종한다”(3조 1항)고 명시해 핵무기 관련 모든 결정권은 오직 김정은에게만 있다는 걸 법으로 명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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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KN-23 개량형 미사일 발사장면. 2.5t 탄두를 장착하고 있지만 우리 현무-5에는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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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 5대 조건을 상세히 공개했는데요, 실제 한·미 양국군의 타격이 실행되지 않았어도 북한이 임박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선제 핵타격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만큼 김정의 핵도발 가능성과 이를 사전에 억제할 필요성이 커졌고, 현무-5의 의미도 커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탄두중량 줄이면 사거리 3000km 이상 중거리 미사일도 가능”

두번째는 통일 이후 중국 등 주변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독침무기’로서의 의미입니다. 전문가들은 현무-5의 탄두중량을 1t급 이하로 줄이고 일부 기술적인 개량을 하면 3000㎞ 이상 날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거리 3000~3500㎞면 사실상 중국 전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습니다. 사거리 3000~5500㎞는 중거리 미사일로 분류되기 때문에 현무-5는 필요하면 한국의 첫 중거리 미사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얘기지요.

북한도 우리 고위력 미사일 개발에 자극받아 KN-23 개량형을 개발했지만 탄두중량 2.5t으로 우리 현무-5에 아직 크게 못 미칩니다. 북한은 고체엔진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ICBM용 고체엔진 개발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현무-5 고체엔진은 상당한 수준으로 북한보다 확실히 앞섰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우리의 ‘비대칭 전략무기’인 현무-5의 수량을 충분히 확보, 김정은으로 하여금 겁을 먹게 해 유사시 핵탄두 미사일 발사 단추를 함부로 누르지 못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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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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