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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들고양이 안락사 2018년 이후 ‘0건’… “안락사 지침 삭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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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포획 들고양이 100% ‘중성화’

이은주 의원 “중성화 후 방사 지침도 보강해야”

국립공원에서 생태계 교란을 이유로 들고양이를 포획한 뒤 안락사하는 조치가 2018년 이후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은 안락사 대신 중성화 수술로 들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다. 사실상 들고양이 안락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들고양이를 포획해 죽일 수 있도록 명시한 환경부 예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2015~2022년 환경부 관리지역 내 들고양이 포획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리산·설악산·한려해상·다도해해상 등 전국 21개 국립공원에서 포획해 안락사시킨 들고양이는 총 324마리로 집계됐다.

세계일보

산에서 지내는 들고양이 모습이다. 전국 21개 국립공원은 2018년 이후 들고양이 안락사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만 해도 포획한 뒤 안락사한 들고양이가 132마리에 이르렀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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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 국립공원은 2015년 포획한 들고양이 319마리 중 189마리를, 2016년에는 282마리 중 132마리를 안락사시켰다. 그러다 2017년 동물보호단체 중심으로 들고양이 안락사 반대 민원이 증가하자 안락사가 중단됐다. 2017년 3마리를 안락사시킨 이후 2018년부터는 안락사 사례가 0건이 됐다.

국립공원은 대신 포획한 들고양이 전부를 중성화했다. 2018년 포획된 개체 167마리, 2019년 196마리, 2020년 127마리, 2021년 91마리, 올해 1∼7월 60마리에 대해 중성화했다.

들고양이에 대한 국립공원의 안락사·중성화 조치는 환경부 예규인 ‘들고양이 포획 및 관리지침’을 법적 근거로 삼고 있다. 여기서 야생동물이나 그 알·새끼·집에 피해를 주는 들고양이 포획을 허용하고 안락사 등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 지침이 길고양이 학대의 근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학대·동물사체 사진을 공유한 오픈채팅방 참여자들은 ‘길고양이가 아닌 들고양이를 합법적으로 포획해 죽였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가 사는 곳이 민가인지, 산인지에 따라 길고양이·들고양이로 구분돼 동물보호법상 보호대상이 되기도 하고 들고양이 포획 및 관리지침상 안락사 대상이 되는 현재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이은주 의원은 이 지침 내 안락사 규정을 삭제하고 길고양이처럼 중성화된 개체는 방사하도록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들고양이 포획 및 관리지침에는 중성화·방사 관련 내용이 ‘들고양이 안락사에 따른 반대 민원 제기가 있거나 일부 기존 개체군을 유지해 다른 들고양이의 자연 유입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만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각 지방유역환경청이 주관하는 ‘들고양이 포획·관리협의회 회의’ 결과에 따라 중성화한 들고양이를 원래 포획했던 곳에 놓아주거나 다른 지역에 방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지역에 방사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현재는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아 임의로 달라지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제자리 방사를 원칙으로 하되, 멸종위기종 서식지와 들고양이 서식지가 겹칠 경우에 한해서만 이주 방사를 설시하는 등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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