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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감사원 '文 조사' 정면충돌... "전임 대통령 모욕" vs "감사 성역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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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감사원 요구 자체가 대단히 무례한 짓"
野, 공수처 고발·국회선 감사원법 개정 추진
與 "文, 전 정부 털 땐 유쾌하고 이번엔 불쾌?"
한국일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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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통보로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문 전 대통령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조사 거부의 뜻을 밝힌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을 직권 남용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사법·감사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윤 대통령의 '외교 참사' 논란을 둘러싼 여야 간 충돌이 문 전 대통령을 겨눈 '정치보복' 논란으로 번지면서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는 모양새다.

文 "대단히 무례한 짓", 이재명 "정치보복할 때 아냐"


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벌여왔던 그 모든 '소란'의 종착지가 문 전 대통령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탄압대책위는 이어 "서훈, 박지원 두 전직 국가정보원장을 조사하지 않은 상태인데, 그 '윗선'인 대통령에게 불쑥 질문서를 들이밀었다"며 "그저 문 전 대통령이 서해 사건과 연관돼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전임 대통령을 모욕 주려는 마음만 급했던 것"이라며 감사원의 '정치적 의도'를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28일과 30일에 문 전 대통령 측에 각각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서면조사를 통보했고, 문 전 대통령 측은 전화로 질문지에 대한 수령 거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이메일을 반송함으로써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의 '복심'이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 자체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번 조사 통보를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 '국면 전환' 시도라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대책위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가 최근에는 욕설 외교 파동으로 궁지에 몰렸다"며 "칼끝을 전임 대통령에게 겨눠 우리 사회를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넣겠다는 심산"이라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한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누가 뭐래도 '전임 정부 괴롭히기' 총동원작전"이라며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권력을 위해 쓰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재명 대표는 개천절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야당 탄압, 전 정부 정치보복에 집중할 때가 아니다"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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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박범계 위원장이 최근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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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고발·릴레이 항의시위... 野 전방위 대응


민주당은 감사원을 겨냥한 전방위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치탄압대책위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 등 전임 정권을 향한 포괄적 감사를 '감사권 남용'으로 규정, 공수처에 고발하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다.

4일 시작하는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원의 전 정권 감사에 대한 부당성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정기국회에선 감사원의 특별감사 이전 국회 승인을 얻도록 하는 감사원법 개정안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치적 의도가 뻔히 보이는 감사를 할 수 없도록 감사원법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며 "국감을 통해 추궁하는 것으로 감사원의 행태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다른 차원의 대응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탄압대책위 소속 의원들은 4일부터 1시간씩 감사원 앞에서 릴레이 항의시위를 벌이며 여론전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시도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범국민 저항운동'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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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국민의힘 '정진석·주호영' 투톱 체제 출범 후 두 번째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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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겸허한 마음으로 대응해야"


국민의힘은 조사를 거부한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감사에 성역은 없다"는 원칙론을 앞세워 반박하고 나섰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감사원이 전직 대통령에게 서면 질의서를 보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겸허한 마음으로 대응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격앙된 반응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를 난장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도 페이스북에 "적폐청산 구호를 외치며 전임 정부 털어댔던 과거는 유쾌한 일이고 자신이 조사받아야 하는 현재는 불쾌하단 말인가"라며 문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권력이 있다거나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사법 또는 감사에서 성역이 있을 순 없다"고 강조했고,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유신 공포정치'를 언급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범죄 리스크에 '도둑이 제 발 저린' 감정이입의 전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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