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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2022] 페보 박사, 네안데르탈-데니소바인 통해 현생 인류 기원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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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전학 개척자 평가

(지디넷코리아=한세희 과학전문기자)스반테 페보 막스플랑크연구소 진화인류학연구소장은 유전자 시퀀싱 기술을 활용,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등 지금은 멸종한 현생 인류의 친척 인류의 진화와 상호교류를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벨상선정위원회는 페보 소장이 '고유전학(paleogenomics)'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고 평가하며 "인류의 기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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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반테 페보 막스플랑크연구소 진화인류학연구소장 (자료=노벨위원회)



■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공존 유전적으로 증명


특히 그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유전적으로 서로 섞여 있음을 발견했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약 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등장했고 7만 년 전 중동과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 네안데르탈인은 40만 년 전에서 3만 년 전 사이에 유럽과 서아시아 지역에 살았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는 오랜 시간 함께 섞여 살았지만, 서로 어떤 유전적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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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의 분화 (자료=노벨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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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보 소장은 대학원생 시절부터 이미 첨단 유전자 분석 기법을 활용한 고인류 연구로 주목받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DNA가 손상되므로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분석하기는 어려웠다. 그는 세포 속에서 수천쌍씩 존재해 상대적으로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큰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함으로써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의 유전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인류 및 침팬지의 유전자와 비교, 네안데르탈인이 유전적으로 구분되는 종임을 밝혔다.

이후 막스플랑크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그는 당시 급속히 발전한 첨단 유전자 시퀀싱 기술을 활용, 2010년 네안데르탈인의 게놈 전체를 시퀀싱하는데 성공했다.

DNA 시퀀싱 결과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염기서열은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현생 인류보다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기원한 현생 인류와 더 비슷했다. 이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공존하며 서로 짝을 지었다는 의미다.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 현생 인류가 가진 게놈의 1-4%가 네안데르탈인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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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인류 유전자 중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에서 유래한 유전자 비중 (자료=노벨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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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니소바인 새로 발견


또한 페보 박사 연구팀은 2008년 시베리아 남부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손가락 뼈를 분석, 이 뼈의 DNA 염기서열이 현생 인류나 네안데르탈인의 염기서열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간 알려지지 않은 이 인류종은 '데니소바'란 이름을 얻었다. 호모 사피엔스와 데니소바 사이에서도 유전적 교류가 일어났다. 멜라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사람의 유전자 중 6% 정도는 데니소바인의 것이다.

페보 박사의 연구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 등 멸종 인류의 차이를 유전적으로 규명, 오늘날 인류 고유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 기원을 찾아갈 수 있는 열쇠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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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반테 페보 소장 (사진=막스플랑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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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러한 멸종 인류의 유전자는 대사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 현대인의 만성 질환 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들 멸종 인류의 영향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인 중 네안데르탈인의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김성수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보 박사는 첨단 유전자 시퀀싱 기술을 통해 진화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인물"이라며 "네안데르탈인이 현생 인류와 피가 섞였음을 처음 증명하고, 이렇게 섞인 유전자가 현대 만성 질병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가설을 증명하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세희 과학전문기자(hah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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