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이준석 축출’이냐 ‘정진석 비대위 좌초’냐… 與 ‘운명의 한 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법원, 이르면 4일 가처분 ‘결론’

정진석 비대위 존폐 중대 기로

기각 땐 이준석 정치생명 위기

與, 李 추가 징계 수위 6일 심의

최대 제명 등 중징계할 가능성

李, 사사오입 개헌 언급 여론전

여당인 국민의힘이 다시 한 번 중대기로에 섰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의 존폐 여부를 가를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이르면 이번 주에 내려질 전망이고,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와 수위 등 심의가 오는 6일로 예고돼 있다. 애초 지난달 28일 법원의 가처분 심리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전체회의가 같은 날 열리며 ‘운명의 한 주’란 평가가 나왔으나,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이번 주가 당 지도체제의 명운이 달린 진정한 운명의 한 주로 불린다. 당 안팎의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왼쪽), 정진석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법원은 이 전 대표가 정 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의 결론을 4일 이후 내릴 예정이다. 다만 정확한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주호영 비대위’가 한 차례 좌초된 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경우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내에선 가처분 인용 시 출구전략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회자되고 있다. 우선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최고위원회를 복원하는 안이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 ‘이준석 체제’ 지도부에서 유일하게 사퇴하지 않은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복귀시켜야 하는지 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당이 비대위에서 다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다면 정기국회를 마친 직후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조기 전대 개최에 부정적인 이들이 적잖은 데다 이 전 대표가 또 다시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 일대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당이 ‘가처분의 덫’에 걸렸다”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반대로 가처분이 기각된다면 외려 이 전 대표가 정치적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 전 대표의 일명 ‘양두구육’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추가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6일 심의를 통해 사실상 이 전 대표 ‘축출’ 수준의 중징계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윤리위로부터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추가 징계에선 최소 당원권 정지 2년 이상부터 최대 수위 징계인 제명까지도 나올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세계일보

지난 9월 28일 국민의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친정’인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등 여론전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전날 SNS에서 이승만 정권 시절 ‘사사오입 개헌’을 언급하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면서 “최근과 데자뷔가 되는 지점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또 그 과정에서 일부 자유당 의원이 탈당한 일을 거론하며 “나머지는 그냥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해도 그냥 입 닫고 있어야 할 처지의 의원들이었다”고 힐난했다. 윤리위와 자당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도 SNS 글에서 “요즘 영남 쪽 의원들이 냄비 속에서도 서서히 물이 따뜻해진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며 “그건 주말에만 지역 내려가서 60~70대 어르신들께 문안인사를 드리고 마이크 잡고 인사하고 교회 가서 ‘할렐루야’를 같이 외는 것을 소위 ‘지역구 활동’이라고 해서 따뜻한 정도로 느끼는 것이지 사실 중위값을 놓고 봐도, 평균값을 놓고 봐도, 이미 물은 팔팔 끓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