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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뛰는 전세대출 금리… 청춘들 ‘이자 지옥’에 산다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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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곳곳서 ‘악소리’

1년 새 기준금리 2%P 상승

이자 부담 수십만원씩 올라

전세대출 최대한도 5억원 땐

102만원→203만원으로 껑충

고물가에 “한 푼이라도 절약”

‘무지출 챌린지’ 속속 늘어나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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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신혼생활을 하다 직장 때문에 서울 강남에 혼자 거주할 전셋집을 구한 김모(31)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남편이 살고 있는 대전 신혼집도 지난해 7월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구한 전셋집인데, 최근 은행에서 대출금리 인상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지난해만 해도 2% 초반이었던 대출금리가 1여년 만에 3.63%까지 뛰면서 이자 부담이 월 40만원가량 더 늘었다. 김씨는 “서울 전셋집 대출금리도 6개월 뒤면 갱신될 텐데 그때 또 이자가 확 오를 것 아니냐”며 “맞벌이인데도 허리가 휠 것 같다. 요즘은 웬만하면 외출도 안 하고 외식도 줄이고 있다”고 했다.

1년 사이 기준금리가 약 2%포인트 오르면서 대출을 받아 전셋집 등을 얻은 청년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0.5%의 기준금리가 유지된 터라, 금리 인상 체감효과가 더 커졌다. 게다가 전세대출 금리는 대체로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갱신되기에 최근 급격히 오른 금리에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지난 3월 서울에 있는 전셋집에 입주하며 7000만원을 대출받은 이모(29)씨도 2.87%였던 이자가 다음 달부터 4.75%로 오른다는 고지를 받았다. 이씨는 “한 달에 내야 하는 이자가 11만원 더 많아졌다. 6개월 새 금리가 이만큼 높아질 수 있단 사실이 놀랍다”고 했다. 2020년 1%대 후반 금리로 전세대출을 받았다 현재 2% 후반까지 오른 유모(30)씨도 “더 큰 집으로 이사하거나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기려고 월세에서 전세로 옮겼는데, 나가는 돈이 되레 더 많아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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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한 대출이자에 짓눌리는 것은 사회초년생들만이 아니다. 안정적인 수입을 기반으로 수억원대 대출을 받아 고가 아파트에 입주한 이들 중엔 이자가 두 배 가량 늘어난 경우도 적지 않다. 코스피 상장 기업에 근무하는 A씨(신용등급 3등급)는 2020년 10월 서울 서초구 래미안서초에스티지 25평형에 8억1500만원의 임대보증금을 내고 전세로 들어갔다.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대출로 최대한도인 5억원을 받았고, 신용대출 1억원도 더했다. 최초 대출 당시 월 이자 상환액은 약 132만6000원(전세대출 연 2.45%·102만1000원신용대출 연 3.66%·30만5000원). 그러나 이후 코픽스와 금융채 등 지표금리가 오르면서 2년이 지난 이달 상환액은 약 259만3000원(전세대출 연 4.89%·203만7000원신용대출 연 6.67%·55만6000원)으로 거의 곱절이 됐다.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무지출 챌린지’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1년 전 유행하던 플렉스(명품 등을 사며 자신을 과시하는 행위)·욜로(현재의 행복을 위해 저축보단 소비에 집중하는 행위)는 시들해진 모습이다.

출퇴근 거리가 비교적 짧은 이들은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타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식이다. 하루 1만보 이상을 걸으면 일정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3개나 설치한 이모(30)씨는 “무지출 챌린지를 하니 자연스레 건강 관리도 하게 돼 만족한다”고 했다. 직장인 변모(29)씨 역시 “도시락 싸기, 커피와 밥은 집에서 먹기, 계절 옷 사지 않기 등 몇 가지를 지키면 돼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희진·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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