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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中, ‘바다 만리장성’ 쌓아 공해 장악… 태평양 진출 교두보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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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장악’ 노골화 中 의도는

北과의 경계선 124도 멋대로 연장

면적 70% 中 수중에 들어가는 셈

韓해군 활동 막고 美·日 동향 감시

미국과 패권 경쟁 우위 점유 궁리

中 공세 움직임에 韓 대응 제한적

“해군력 키우고 국제법적 고민을”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구역과 동경 124도선 일대에서 부표를 띄우고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것은 공해를 실효적으로 장악해 인도태평양 진출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세계일보

중국은 최근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해상 연합훈련(지난달 26∼29일)과 한·미·일 대잠수함 연합훈련(지난달 30일) 기간에 맞춰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랴오둥반도 다롄항과 산둥반도 옌타이항 사이 서해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서해상에서 실시된 중국군 소속 구축함들의 기동훈련 모습. 중국중앙(CC)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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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서해 장악 의도는 해양관측부표 다수가 동경 124도선 인근에 설치된 것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동경 124도선은 중국이 한국과의 해상경계선이라고 주장하는 선이다. 중국은 1962년 북한과 국경조약을 맺으면서 압록강 하구 동경 124도 10분 6초를 경계로 삼았는데, 중국은 이 경계선을 남쪽으로 연장해 한국과의 경계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3일 해군 등에 따르면 중국 측은 2013년 7월 최윤희 당시 해군참모총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동경 124도선까지가 중국의 작전구역이라며 “한국 해군은 서해 동경 124도선을 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우리 측은 “북한 해군의 우회 침투 대응 등을 위해선 동경 124도선을 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동경 124도선이 한·중 해상경계선이 되면, 한반도와 가까운 해역에 ‘바다의 만리장성’이 들어서는 셈이다. 서해 전체 면적의 70%가 중국 수중에 들어가며, 한국은 한반도 연안으로 밀려난다.

중국이 동경 124도선을 강조하며 서해를 장악하려는 것은 미·중 패권 경쟁 및 대만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주요 해군기지가 위치한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과 산둥(山東)성 칭다오(?島)에서 유사시 함정과 잠수함 등이 태평양이나 대만해협으로 출동하려면, 반드시 서해를 거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평시에도 중국 해군이 서해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

중국으로서는 동경 124도를 해상경계선으로 설정해 한국 해군의 활동을 제한하고, 이 일대에 감시정찰 자산을 운용하면서 서해로 접근하는 미·일 군함의 움직임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설치한 해양관측부표가 한·미·일 함정의 활동을 파악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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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안보 측면에서도 서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서해는 중국의 정치 중심지인 수도 베이징(北京)과 경제 중심 도시 상하이(上海)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해역이다. 중국 정치·경제 중심지가 외부의 침입 시도에 취약하다는 것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탄도미사일과 해·공군력을 강화하며 해안 방어 위주의 수세적 전략 대신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미군의 접근을 차단하는 전략을 추구해온 중국이 서해에서 한층 공세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중국의 공세적 움직임에 맞서 한국의 대응 방법은 제한적이다. 서해 수호를 맡고 있는 해군 제2함대는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시도를 저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서해 NLL을 지키면서 동경 124도 서쪽으로 군함을 파견, 중국 해군 활동을 견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제력 격차 등을 감안하면 중국처럼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시도하기도 어렵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해군력 강화와 더불어 미국 등 우방국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국제법적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은수 해군대학 교관(소령)은 최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기고문에서 “중국의 불법적인 해양 사용, 국제 공공재인 바다를 ‘중국만의 바다’로 만드는 시도와 한국의 합법적인 사용을 방해하는 행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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