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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국고채 매력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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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원화채 매수세 약화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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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지속되면서 외국인의 원화채 매수세가 약화하고 있다. 채권수익률이 낮아진 만큼 투자매력이 떨어진 때문이다. 이와 달리 국내 투자자들은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8월에 각각 6조4000억원, 4조6000억원 규모의 원화채를 각각 순매수했다. 6월(10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월별 평균(6조7500억원)에 비해서도 적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가 역전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을 밟으면서 약 2년 반 만에 한국 기준금리(2.25%)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8월에 금리를 0.25%p 올리면서 같아졌다. 그러나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연준이 올해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재차 뒤집혔다.

아직은 한국 국고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기준금리가 역전된 만큼 미국의 채권금리가 높아질 여력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달 28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아시아 시장에서 장중 4%선을 돌파했다.

금리인상 기조는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현재 인플레 수준 및 전망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도 “물가가 너무 높다”며 추가 금리인상에 무게를 뒀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화채가 국내외 시장 참가자들에게 매력적 자산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해외투자자들 입장에선 환율 부담이 크고, 국내투자자들에게는 외부 요인에 의한 약세 동조화 리스크가 존재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암담한 전망뿐인 것은 아니다. 지난달 말 한국은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GBI)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김 연구위원은 “이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9월 전후로 실제 편입이 진행될 전망”이라며 “국내 국채시장에 신규 유입될 자금은 510억달러 수준(약 71조원)”이라고 했다.

반면 서학개미는 하반기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미국 채권 19억2307만달러(약 2조75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을 2억4671만달러어치 팔아치운 모습과는 상반된다. 저금리 기조에서 풀렸던 유동성이 급히 회수되며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 국채 보유잔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미국 이외 개인·기업·기관 등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 국채는 2500억달러 감소했다. 한국의 경우도 이 기간으로 따져보면 보유액이 14.4% 축소됐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는 최고의 안전자산이고, 금리 상승으로 매력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환율 약세와 무역수지 적자 확대로 해외의 매수 여력이 축소된 점은 수요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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