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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5%p差 박빙…남미 좌파 대부 vs 브라질 트럼프 결국 '연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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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이달 30일 결선투표
재집권 노리는 룰라 48.35% 1위
"내가 일을 좀 더 해야 할 운명"
2위 보우소나루 "거짓말 이겨내"
양측 과반 실패…중도 표심 관건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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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좌파 대부'와 '브라질의 트럼프'가 브라질 대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결국 이달 30일(이하 현지시간) 결선투표로 다시 겨루게 됐다. 양 진영 모두 남은 약 1개월의 추가 선거 기간 동안 중도 표심을 가져가기 위해 격렬히 대치할 전망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브라질 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발표에서 이날 대선 투표의 개표 결과 후보 11명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없다며 오는 30일에 1~2위 후보만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2일 개표율 99.8% 기준으로 득표율 1위는 48.35%를 기록한 좌파 진영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6)이었다. 노동자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개표 중후반까지도 선두를 유지했지만 개표율 70% 언저리에서 현직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67)에게 따라잡혔다. 우파 진영에서 자유당 후보로 출마한 보우소나루는 다시 룰라에게 밀리면서 룰라 보다 5.09%p 낮은 43.26%의 득표율로 2위에 올랐다.

지난 2003~2010년 브라질 대통령을 지냈던 룰라는 금속 노동자 출신으로 식량 무상 지원과 최저 임금 인상, 최저 생계비 지원 등 적극적인 빈곤 퇴치 정책으로 3000만명에 가까운 중산층을 창출했다. 그는 연임 기간 동안 브라질 경제를 세계 8위로 끌어올리고 국가 부채를 해결했으며 임기 말 지지율이 87%에 달할 만큼 현대 남미에서 가장 성공한 좌파 대통령으로 불렸다. 룰라에 이어 집권한 노동자당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경제난과 부패로 인해 2016년 탄핵됐다.

이후 2018년 열린 대선에서는 '좌파 심판론'이 등장했다. 군인 출신인 보우소나루는 군 비리를 폭로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우파 중에서도 극우에 가깝다. 그는 좌파 정부의 부패 타도와 질서 확보를 주장하며 당선됐다. 보우소나루는 재임 전후로 과거 군사독재 미화, 사형제 부활, 흑인 및 동성애자 차별 발언, 아마존 벌채 옹호, 코로나19 통제 반대 등 갖가지 극단적인 행보로 유명세를 탔으며 '브라질의 도널드 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룰라는 2018년 대선에서 보우소나루와 대결하려 했으나 부패 혐의로 수감되면서 출마하지 못했다.

룰라는 2일 연설에서 결선투표에 대해 "'우리는 이 선거에서 이길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단순히 연장전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투쟁은 우리의 최종 승리까지 계속된다"며 "내가 일을 좀 더 해야 하는 운명인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날 보우소나루는 "우리는 오늘 거짓말을 물리쳤다"며 선거 전에 나왔던 룰라의 압승을 점친 여론조사들을 언급했다. 이어 "거짓말에 맞서 내가 이겼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룰라의 낙승으로 보였던 선거 결과가 예상 밖으로 전개되자 '샤이 보우소나루'가 적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양대 여론조사기관인 IPEC, 다타폴랴는 1일 발표에서 룰라가 50~51%의 득표율로 보우소나루를 약 14%p 차이로 앞선다고 전망했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유권자 1억2335만527명이 참가해 약 78.8%에 달했으며 두 후보의 표 차이는 약 600만표에 불과했다.

데이지 시우카리 상파울루 가톨릭대학 정치학 교수는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숨은 표가 강하게 있다"며 "특히 상파울루의 시골 지역이 그렇고 전국적으로 여론조사의 레이더에서 벗어나 있는 작은 도시들도 그렇다"고 분석했다.

결전이 1개월 뒤로 미뤄지면서 브라질에서는 극심한 좌우 갈등이 예상된다. 2일 선거에서 두 후보가 아닌 후보에 투표한 비율은 약 8%에 불과하지만 해당 유권자들을 어느 진영으로 끌어들이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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