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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대세 하락? 2004년 일시 쇼크?… 내년 3월에 판가름 [김관웅의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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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3대 관전 포인트
(1) 양도세 중과 유예 내년 5월 종료
연초 이후 집값 상승·하락 지켜봐야
(2) 전세계약갱신 만료물량 10월 이후 증가
전셋값 약보합세 흐름 바뀔지 주목
(3) 내년초 美 금리인상 기조 변화도 변수
금리 더 오를땐 집값 하락세 길어질 듯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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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움직임이 심상찮다. 철옹성처럼 여겨지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 호가가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송파구의 대장주 잠실엘스는 전용면적 84㎡ 실거래가가 20억원이 붕괴됐다. 지난해 10월까지만해도 같은 면적대가 27억원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동이나 층이 다를 수는 있지만 무려 7억50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이 때문인지 갑자기 호가가 20억원을 밑도는 매물이 늘고 있다. 수도권은 이미 집값이 꺾인지 몇 달 지났다. 분당, 일산 등 1기신도시에 이어 지난 8월에는 인천 송도 8공구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면적 84㎡가 6억5000만원에 거래돼 시장을 놀라게 만들었다. 현지에서는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라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어쨌든 올해 2월 최고가 12억4500만원에서 6개월새 무려 5억9500만원(47%)이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지표로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달 22일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19% 떨어져 2012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0.10%, 0.05% 떨어졌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0.25% 내려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많이 하락했다.

시장에선 현재 주택시장이 2008년 말 상황과 그대로 닮았다는 말이 나온다. 2008년은 2000년부터 이어진 8년간의 상승장을 마감하고 약세로 돌아선 첫해다. 이후 주택시장은 노무현 정부때 무차별적인 부동산 대책이 뒤늦게 효력을 발휘한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까지 겹치면서 2013년까지 5년간의 기나긴 침체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주택시장은 2004년과 닮아있고 오히려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2004년은 역대 최고의 상승기로 기록되고 있는 2000년~2007년 사이 일시적으로 14개월 정도 하락세를 보인 시기다. 이후 서울 집값은 국민은행 통계 기준 2005년 9.08%, 24.11%의 유래없는 폭등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5년 이후 숨가쁘게 오른 서울 주택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가 둔화되기 시작해 올 8월부터는 두 달 연속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다. 서울 주택시장이 지난 7년간 무려 60.99% 오른 상승장을 접고 2008년처럼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이어질까, 아니면 2004년 이후처럼 다시 급등장을 연출할까. 2004년, 2008년의 주택시장과 무엇이 닮아있고 어떻게 다른지 짚어본다.

■2008년 하락장 초입과 완전 판박이네

2022년 현재 주택시장이 2008년 상황과 닮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부동산 규제와 금융시장 상황이 그냥 '판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엄청난 폭등장과 무차별적인 규제 뒤에 정권이 교체됐고 이후 규제 완화에 나선 점이 똑같다는 것이다. 실제 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 출범과 동시에 주택시장 규제부터 손댔다. 문재인 정부때 무려 20여차례 쏟아낸 부동산 규제를 순차적으로 풀겠다는 시그널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이날부터 1년간 한시 유예하는 조치를 내리고 일시적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7월에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종합부동산세율을 최대 2.7%로 낮추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60%로 조정해 적용하기로 한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대폭 손봤다.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때도 그랬다. 노무현 정부때 엄청난 폭등장과 규제 폭탄 뒤에 들어선 이명박 정부는 주택시장 침체가 너무 빨리 진행되자 그해 6월부터 규제 완화에 나섰다. 일시적2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것이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간 한시적 배제 등을 도입한 것도 똑같다. 이어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보유세를 낮춘 것도 판박이다.

전 정부의 무차별적인 규제가 새 정부가 들어서 뒤늦게 효과를 발휘한 것도 유사하다. 서울 아파트값은 이명박 정부 출범 6개월 뒤인 8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무려 62개월 동안 지속적인 계단식 하락을 이어갔다. 수치상 하락률은 평균 3.17%에 그쳤지만 서울 강남구의 재건축 단지는 무려 30% 가까운 폭락을 경험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1년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문재인 정부때의 초강력 규제 때문이다. 공급을 막는 재건축 관련 규제가 아직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데다 부동산 취득, 보유, 거래 등 모든 과정에서 다주택자에게 중과하는 과세 체계는 정부만의 의지로는 걷어낼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실수요자까지 옥죄는 대출규제는 부동산 시장에 그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도 똑닮았다. 2007년 말 시작된 미국발 리먼 브라더스 위기는 결국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았지만 주택시장은 좀체 일어서지 못했다.

지금 금융시장은 어찌보면 2008년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계적인 과잉 유동성과 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물가 급등,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주택대출 금리는 2~3%대에서 5~6%대까지 치솟았다. 더 큰 문제는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고 IMF 사태 이후 처음으로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에 빠지는 등 경제위기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각종 주택시장 지수는 곤두박질 치고 있다. KB부동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전망지수는 2021년 1월 126.9까지 올랐다가 올 9월에는 61.5까지 급락한 상태다. 서울 아파트 구매력지수는 올 6월 기준 37.4로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구매력지수는 해당 지역에서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 정도의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때 현재의 소득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 한 것으로 100보다 클수록 구매력이 커진 것을 의미한다.

■2004년 일시적 쇼크때와 더 닮았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 주택시장이 2008년이 아닌 2004년과 유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2004년은 가장 강력했던 주택시장 상승기인 2000년~2007년 사이 각종 규제로 인해 14개월 정도 하락하며 일시적인 쇼크 증세를 보였던 시기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2003년 10·29 부동산대책을 통해 종부세 도입 예고, 다주택자 양도세 최고 82.5% 중과,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확대, 급등지역 기준시가 재고시 등의 규제에 이어 2004년 4월21대책에서는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시행,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등의 대책을 내놨었다.

전문가들은 우선 아파트 입주량이 계속 줄어든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서울 아파트 입주량은 2019년부터 3년간 5만 가구를 웃돌며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뤘지만 올해부터 3만가구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2만7000가구로, 2024년에는 1만4000가구로 더 급격하게 줄어든다. 문재인 정부시절 서울지역 인허가가 크게 줄어든 여파가 이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정부와 업계는 서울에서 최소한 매년 5만가구 이상 공급이 이뤄져야 집값을 자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4년 집값이 일시적인 하락끝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만성적인 주택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 입주물량은 2003년 8만9000가구, 2004년 9만2000가구에 달했지만 2005년 6만4000가구, 2006년 4만9000가구, 2007년 4만가구로 계속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가율 흐름도 자세히 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 전세가율은 올 7월 기준 54.7%다. 집값이 2년간 폭등했지만 2020년 2월 이후 줄곧 54~56%를 유지하고 있다. 집값이 크게 올랐음에도 전세가율이 내려가지 않는 것은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하에서도 전세값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전세가격이 매매시장을 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2004년에는 어땠을까. 서울은 2001년부터 3년간 평균 59%가 넘는 상승장을 겪었음에도 전세가율은 50% 안팎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셋값도 따라 오른 것이다. 서울 전세가율은 2004년 1월 50.0%, 2005년 1월 49.0%, 2006년 1월 48.4%로 떨어지지 않다가 2007년 1월 되서야 42.9%로 낮아지고 2008년 7월에는 40%선마저 붕괴되면서 본격 하락장을 시작했다. 즉, 지금 전세가율이 하락장으로 가기에는 너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최근 전세시장 약보합세에 대해서도 아직 계약갱신청구권이 끝난 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지지 않고 있는데다 금리상승으로 인한 반전세 증가 등을 볼때 전셋값 상승 압력이 결코 낮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년 3월이면 집값 향방 명확해진다

전문가들의 전망이 이처럼 엇갈리고 있지만 집값이 어떤 기울기를 그릴지 내년 3월쯤이면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최근의 집값 하락세도, 예상밖 전셋값 약보합세도, 미국 금리 급등세가 지속될지도 내년 초면 다 결론 난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 수도권 곳곳에서 저가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에 따른 물량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유세 증가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중과세 배제 기간내에 팔려는 매물을 내놓고 있고,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1주택자들도 자신의 매물이 팔리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증여를 통한 저가의 특수거래가 툭툭 튀어나오면서 가격이 내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5월 9일 양도세 중과 한시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내년 3월쯤이면 이런 매물도 더 이상 나오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세가격 흐름도 가을 성수기인 10월이 지나고 연말이 되야 비로소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물량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결론이 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 7월30일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시행됐지만 실제적으로는 그 해 10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본격적으로 사용됐다고 파악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은 가장 큰 변수다. 미국은 지난 3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부터 계속 빅스텝을 밟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금리를 몇차례 더 올리면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에 금융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편이지만 가계부채가 과도한 상태에서 경상수지 적자행진까지 겹쳐지면 주택시장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나락으로 추락할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다시 안정세를 찾고 있고 미국 중간선거가 11월 예정돼 있어 이르면 내년 초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멈추거나 바뀔수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주택시장 참여자들이 이 세가지 변수가 결론이 나는 내년 3월을 지켜봐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kw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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