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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무례한 짓" 전쟁 시작…野 일각선 "尹 지지율 높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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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당시 일어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이에 발맞춰 더불어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 ‘결사옹위’에 나서면서 윤석열 정부에 집단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반발이 되레 보수층 결집에 빌미를 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반등으로 연결될 거라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9월 30일 문 전 대통령에게 감사원 서면조사 관련한 보고를 드렸다”며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가 대단히 무례한 짓이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 비서실에 전화로 서면조사 요청을 했다. 이에 비서실은 질문서 수령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감사원은 이번엔 서면조사에 응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비서실에 발송했고 이에 비서실은 사흘간 논의 끝에 지난달 30일 “반송의 의미로, 보내신 분에게 다시 돌려드립니다”는 내용을 적어 이메일을 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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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앞에 겸허해지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를 비판하는 말을 했다. 두 사람이 지난해 10월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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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애당초 감사원의 권한이 아닌 것을 (조사)하자는 것이라 당연히 거절하는 것이 맞다”며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 측을) 만날 필요도 없고 감사원 이메일에 (답서를) 회신하는 것 또한 적절치 않아서 반송했다. 즉, 이메일 반송은 (질문서) 수령 거부의 뜻”이라고 밝혔다.

전날 “(박정희 정부 시절)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했던 이재명 대표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식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재차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탄압하고 전 정부에 정치보복을 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지금은 야당 탄압, 전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에 집중할 때 아니라 민생·경제, 외교·평화에 힘 쏟을 때다. 국민 앞에서 겸허해지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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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 당내 반대에도 윤석열 총장을 임명한 것이 모든 일의 화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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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은 감사원의 칼끝을 전임 대통령에게 겨눠서 정치권을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넣겠다는 심산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감사원이 감사권을 남용하고 있다”며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대책위는 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규탄성명서를 읽고 피켓 시위를 벌인다. 아울러 민주당은 감사원 특별감사 시 국회 승인을 의무화하는 소위 ‘감사완박법(감사원법 개정안)’도 추진한다.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 조사엔 정체국면인 윤 대통령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깔려있다고 본다. 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은 “윤 대통령이 낮은 국정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직 대통령을 근거 없이 망신주려는 의도라면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민주당은 감사원이 서면조사를 요청한 지난달 28일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한창이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친문재인계 의원은 “소위 ‘외교참사’ 논란을 문 전 대통령 조사로 덮으려는 의도”라며 “윤 대통령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안을 건드렸다. 이제는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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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내에서는 “현 정부와의 극한 대결 국면이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상당한 보수층이나, 비판적 시각을 가진 중도층은 민주당의 ‘문재인 결사옹위’ 대처에 반발할 수 있다. 비속어 논란과 지지율 정체로 코너에 몰린 윤 대통령에게 회생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원하는 중도·보수층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며 “반면 민주당으로선 윤석열 정부의 외교·경제 실정을 차근차근 꼬집겠다는 국정감사 목표가 꼬인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감사원의 질문서를 수령해 답변했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이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민주당이 문 전 대통령 보호를 외칠수록 ‘민생은 뒷전이고 전직 대통령만 지키려고 한다’는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며 “중도·무당층도 ‘야당이 정쟁에 매몰됐다’는 비판적 시각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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