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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박원순 '성공' 확신에 文정부 400억 혈세넣은 '제로페이'…결제횟수가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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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자료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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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만들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규모로 지원이 확대된 제로페이 사업이 막대한 정부지원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로페이를 설치한 138만3305개 가맹점 중 누적결제액이 0원인 곳이 87만2792개로 전체의 6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제액 기준을 100만원 이하까지 넓히면 83.4%의 가맹점에 달한다. 대다수의 가맹점이 제로페이 시스템을 전혀 활용하지 않거나, 활용하더라도 저조한 수준에 머무른 셈이다.

이처럼 제로페이 활용 실적이 미미한 것은 그동안 정부가 쏟은 예산과 홍보 노력 등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제로페이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공약에서 시작됐고 문재인 정부가 2019년 경제정책 방향에 포함하는 등 힘을 실으면서 2019년 본격적으로 전국단위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후 제로페이 확대를 위해 정부는 가맹점 QR키트와 단말기 보급, 홍보 및 마케팅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고 지원예산액수는 4년간 399억6000만원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엔 60억원, 2020년엔 102억원, 지난해엔 135억600만원, 올해엔 102억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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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결제액수만 본다면 일견 제로페이 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조금 더 세밀하게 따져보면 아쉬운 수준이다. 제로페이 연간 결제액은 2019년 767억원 수준에서 2020년 1조808억원, 2021년 2조 4653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 중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과 중기부가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 결제 건을 빼면 3년간 누적 결제액은 4605억원으로 집계됐다. 가맹점 1개당 결제액수로 보면 33만4000원에 불과한 셈이다.

실제 시장에서 제로페이를 찾는 이들이 많이 없기에 추가로 제로페이를 설치하겠다고 나서는 가맹점도 점점 줄어드는 실정이다. 가맹점 수는 2018년 기준 약 1만6000에서 2019년엔 32만4000개, 2020년 72만9000개, 2021년 138만3000개로 폭증하는 추세였지만, 올해 상반기엔 9만6000개만 늘었다.

구자근 의원은 "제로페이는 제도시행 4년을 맞아 막대한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결제방식의 불편성과 신용카드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점 등으로 인해 가맹점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며 "자영업자를 돕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제로페이 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으로 인해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근본적인 제도개선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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