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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중남미 좌파 대부 vs 남미의 트럼프···브라질 대선 결선 '8%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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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30일 결선투표

룰라, 1차 투표 48.4% 얻어 1위

낙승 예상 깨고 과반득표엔 실패

2위 보우소나루 43.2%로 선전

8% 유권자 표심 흔들기에 돌입

극과 극 대결에 국제사회도 촉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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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대통령이 맞붙어 좌우 이념 대립을 펼친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7)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을 제치고 1위에 올랐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하며 이달 30일 결선 투표가 확정됐다. 룰라 전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예상 밖 선전으로 결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이 ‘중남미 좌파 대부’와 ‘남미의 도널드 트럼프’라는 극과 극의 두 후보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

3일(현지 시간) 브라질 최고선거법원(TSE)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자당(PT)의 룰라 전 대통령이 개표율 99.99% 상황에서 48.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자유당(PL)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3.2%로 2위에 올라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 나머지 후보 9명은 합계 득표율이 8%대에 그칠 정도로 2파전 구도가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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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투표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600만 표가량 앞섰지만 개표 초반에는 예상 외로 보우소나루 가 선두를 달리다가 개표율 70%를 넘긴 뒤에야 전세가 역전됐다. 포퓰리즘 성향의 보우소나루 행정부는 2018년 출범 이후 민주주의 제도 위협, 코로나19 방역 실패, 빈부격차 심화, 15년래 최악의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등으로 안팎의 질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11년 만에 대통령직에 재도전한 룰라의 낙승이 전망됐다. 그는 2017년 대형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정치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2003~2010년 집권 당시 대규모 복지 프로그램으로 빈곤율을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현 정부에 분노한 서민층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룰라는 보우소나루를 10%포인트 이상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투표 결과는 5%포인트 차이의 접전이었다. 보수적 가치 옹호와 친기업적 정책 등을 앞세운 보우소나루가 ‘샤이 보수’ 유권자들을 등에 업고 약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예상보다 훨씬 유리한 결과가 나오면서 보우소나루는 이제 탈락 후보들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을 어떻게 흔들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회·정치적으로 양극화된 브라질의 추후 행보를 판가름할 결선 투표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CNN은 “두 후보가 극과 극의 정책으로 대립각을 세우며 많은 것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브라질이 최근 확산되고 있는 중도 좌파 정부 수립 물결인 '핑크타이드'에 합류하게 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2018년 이후 중남미 경제 상위 6개국 중 브라질을 제외한 멕시코·아르헨티나·페루·칠레·콜롬비아 정권은 줄줄이 우파에서 좌파로 교체된 상태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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