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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김준호-김지민 커플의 활용법... 우려 수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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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과한 상황극에 시청자들 현실과 설정 헷갈릴 가능성 커

최근 공개 연애를 선언한 코미디언 김준호-김지민 커플의 이야기가 SBS <미운 우리 새끼>(아래 <미우새>)에서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개그콘서트>를 통하여 코미디계 선후배로 오랫동안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지난 4월 연인 관계로 발전한 사실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방송에서는 김준호가 고정출연인 <미우새>를 통하여 본인들의 입으로 직접 교제 중임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오랜만에 등장한 코미디계 스타 커플의 출현은 많은 화제를 모았다. <미우새> 역시 이런 좋은 아이템 거리를 놓치지 않았다. <미우새>는 김준호-김지민의 러브스토리 전화 공개에 이어, 최근 방송분에서는 김지민이 실제 출연하며 김준호와 데이트를 함께하는 모습을 주요 에피소드로 여러 차례에 걸쳐 유용하게 써먹고 있다.

이제는 김준호가 등장하는 대부분의 에피소드에서는 설사 김지민이 직접 출연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한 두번은 반드시 언급되거나 자막과 자료화면 등으로 등장한다. 김준호에 대한 놀림과 몰이의 필수 소재로 활용되면서 김지민이 사실상 '반고정 미우새'가 된 형국이다.

초반에는 반응이 좋았다. 두 사람 모두 유명인인데다가 그동안 각각 이혼과 과거 연애사, 열애설 루머 등 개인적 사연들이 이미 많이 알려진 상황이기에, 과거의 상처와 공개연애의 부담을 무릅쓰고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가는 김준호-김지민 커플의 모습에 응원이 쏟아졌다. 마침 <미우새>의 시청률도 폭등하며 실제 커플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제작진의 욕심과 출연자의 무리수가 겹쳐지며 시간이 흐를수록 도리어 과유불급이 되어가고 있다. <미우새>는 여름부터 김준호-김지민 커플의 캠핑 여행, 바닷가 여행, 동해 집 방문기 등을 잇달아 방송하며 지난 몇날 내내 두 사람의 실제 커플 케미가 프로그램의 전체 서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종민-김희철, 허경환-이상민 등 두 사람 모두와 친분이 있는 <미우새> 출연자들이 함께 등장하여 이들의 연애 뒷이야기와 상황극을 이끌어내는 도우미 역할을 맡았다.

처음에는 분명히 재미있거나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반복되는 커플 스토리 노출은 갈수록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다. 굳이 대중들이 알 필요가 없는 당사자들끼리의 사적인 이야기까지 들춰내거나,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출연자들의 짓궂은 태도 등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당사자인 김준호에게는 <미우새>에서의 공개 연애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어가는 모양새다. 김준호는 연애 공개 초반, 김지민에게 조랑이라는 애칭을 붙여주거나 그녀를 위하여 두려움을 참고 놀이기구에 탑승하는 등 서툴러도 순수한 '사랑꾼'의 모습이 부각되는 듯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장난스럽거나 눈치가 없는 행동을 자주 일삼으며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김준호 커플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돌아선 전환점은 지난 9월 18일 방송된 동해 여행 편이었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김준호는 김지민과 과거 같은 개그코너를 함께하며 열애설이 있었던 '구 썸남' 허경환을 견제하는 듯한 설정을 보였고, 김지민과 허경환의 리얼한 커플 상황극에 끝내 분노하며 욕설(방송에서는 삐 처리)까지 수차례 내뱉었다.

물론 오랜 친분이 있는 코미디계 동료들끼리 장난을 친 것에 가까웠지만, 방송내내 계속된 삼각관계 상황극이나, 사석도 아니고 방송에서 여러 번이나 험한 말을 내뱉는 김준호의 모습들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심지어 김준호는 방송 후반부에는 김지민을 밀쳐서 바닷물에 빠뜨리는 무리수까지 뒀다. 아무리 웃음을 위한 악의없는 장난이라고는 하지만, 마치 여자친구를 물건을 내동댕이치듯 거칠게 내던지는 모습은 배려가 없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하필 당시 김지민은 속옷까지 다 비칠수 있는 하얀 티셔츠를 입고 있었기에 물에 흠뻑 빠져서 더욱 난처한 상황이 될뻔했다. 김지민과 지켜보는 출연자들까지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표정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뒤늦게 자신의 경솔함을 자각한 김준호는 급하게 옷을 가려주며 수습했으나 방송이 지나고 난 후, 시청자들은 김준호의 배려 없는 모습에 실망하며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김준호의 가볍고 장난스러운 모습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9월 25일 방송에서는 김지민의 어머니가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고 밝히며, 예비 장모의 이름으로 삼행시 짓기 드립을 시도했으나 주변의 탄식을 자아냈다.

지난 2일 방송에서는 김지민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출연자들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그녀의 이름이 계속해서 언급됐다. 특히 혼자 있을 때 김준호의 게으른 일상과 자택의 지저분한 모습들이 여과없이 공개됐다. 후배인 홍인규는 보다못해 "이러면 결혼 못한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또한 지상렬은 김준호의 과거 사생활과 관련된 흑역사를 거침 없이 언급하며 폭로전을 펼쳤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김준호의 이미지와 캐릭터 자체는 과거와 크게 바뀐 것이 없다. <미우새>는 어디까지나 '다큐가 아닌 예능'이고, 방송에서 비쳐지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각자의 컨셉트에 충실한 일종의 역할극에 가깝지, 100% 실제는 당연히 아니다. 김준호는 <미우새> 이전부터 코미디에 있어서는 유능하고 존경받는 선배님이지만, 일상에서는 허술하고 빈틈도 많은 인간적인 캐릭터를 여러 차례 보여준바 있다.

문제는 여기에 김지민과의 '실제 연애' 서사가 끼어들게 되면서 시청자들과 본인 모두 '현실과 예능 사이의 경계선'이 애매해졌다는 데서 비롯된다. 최근 방송에서 논란이 된 김준호의 가벼운 모습들은 가상 연애물이었거나, 기존의 '미우새 세계관(철들지않은 중년의 싱글남들)'내의 예능 콘셉트로만 받아들였을 때는 별 문제가 되지않았을 장면들이다.

하지만 김준호와 김지민은 가상이 아닌 현실 커플이 됐고 시청자들은 김준호의 장난스러운 태도나 언행을 더 이상 '자연인 김준호'의 모습과 분리해서 보지 않게 되었다.

지민에게 입냄새가 난다고 굳이 여자친구의 부끄러운 일화를 방송의 재미를 위한 소재로 폭로하고 심지어 바닷물에 내동댕이까지 치는 모습들, 김준호와의 결혼을 반대하고 통화를 기피하는 듯한 예비 장모의 반응, 평소에 게으르고 지저분한 김준호의 철없는 일상 등은 모두 김지민과의 실제 커플 서사에 연동되면서 무책임하고 배려 없는 듯한 모습으로 더 부각되기 시작했다.

물론 김준호가 공개연애를 한다고 갑자기 <미우새>에서 성숙해진 모습만을 보여준다면 그것도 방송의 색깔과 맞지않는 '설정 파괴'가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일 김지민이 한번 정도의 특별출연에 그치고, 최소한 여기서 김준호가 두 사람 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진지하고 신중한 모습을 더 보여줬더라면 시청자들도 그 '진정성'에 공감했을 것이다.

이처럼 <미우새>가 김준호-김지민 커플을 소비하는 방식은 유명인들의 공개연애가 방송의 소재로 노출되는 것이 왜 위험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연예인이라고 해도 일로서의 방송활동과 개인사는 어느 정도 선을 지켜서 분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방송에서의 실제 연애사 공개가 당장의 시청률과 화제성에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출연자에게는 흑역사로 남을수도 있다. 커플 서사가 길어지면서 출연자의 이미지가 '비호감'으로 전락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현실은, 김준호 본인과 제작진 모두 생각해 볼 문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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