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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마스크 다시 쓰는 북한, 돈줄 위해 삼지연 관광 재개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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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동안 벗었던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며 방역에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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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2일 전날 '국제노인의 날'을 맞아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기념행사에 참석한 노인들의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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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는 2일 김일성종합대학 창립 76주년 행사 소식을 전하며 대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장면을 내보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국제 노인의 날이던 지난 1일 전국 각지에서 열린 기념행사를 소개하면서 노인들이 마스크를 쓴 채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중국 단둥과 접경도시인 평안북도 신의주 간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북·중 간에 협의한 방역 절차를 밟지만, 물자가 오가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인적 접촉까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그에 따른 바이러스 전파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원회가 비공개로 진행한 전체회의에서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북한이 현재 국경 지역에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실시했으며, 봉쇄와 해제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다만 북한 매체들은 백신 접종에 대한 언급 없이 지난달 중순부터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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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재개발 공사를 마친 삼지연시의 모습. 당시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양강도 삼지연군(郡)을 삼지연시(市)로 승격사켰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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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달 28일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관광객을 맞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삼지연에는 2016년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조성된 국제관광단지가 있다. 중국 국경과 가까운 이점을 살려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겨냥했지만, 2019년 12월 시설을 완공한 직후 중국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운영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회피수단으로 관광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대북제재망을 촘촘히 죄면서 노동자 해외 파견 등 기존 '노동집약형' 외화벌이에 제동을 걸자 그에 저촉되지 않는 수입원으로 관광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 외에도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했지만, 제재와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국경봉쇄의 영향으로 착공 4년이 지나도록 완공하지 못한 상태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양강도 관광국은 '도시건설대'라는 행정 조직을 투입해 매일 호텔과 관광시설의 유지·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한편 접대원·안내원 등을 추가로 배치하고 중국어 및 매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올해 외국인 관광을 재개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다시 열렸지만, 중국 방역당국이 북한의 방역 체계와 정보 투명성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어 인적 왕래 진행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아시아프레스도 "겨울철엔 백두산 등반이 중단되기 때문에 실제 관광 재개는 내년 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유석 IBK경제연구소 북한경제팀 연구위원은 "관광업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대상이 아니라는 허점을 파고드는 전략"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해서 감소하며 '일상 복귀'에 대한 전망이 나오자 북한이 '포스트 코로나' 상황을 미리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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