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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정부에게 파세요"...임대주택 탈바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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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역대급 폭우가 내리고 간 지난 8월 11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1동 한 반지하 주택에 방범창을 부수고 탈출한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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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취약계층의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상습적으로 침수 피해를 입는 반지하주택을 매입하기로 했다. 그 자리에 공공임대주택을 지어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의 입주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주거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거 급여와 수혜 대상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언한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주 반지하주택 침수 대책에 매입임대주택 신축을 추가했다. 반지하 주택 소유자는 기축 매입 또는 신축 매입 약정 방식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주택 매도 신청을 할 수 있다.

임대주택 매입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기축 매입 또는 신축 매입 약정 체결 시 주택 소유자는 양도세를, 시공사는 취득세를 감면받는다. 시공사가 주택 매입 사업자에게 신축 건물 매각 전까지 필요한 건설자금을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도 서 준다. LH가 운영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에 거주 중인 반지하 주거인(1810가구)이 지상층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하기를 원할 경우 이사비용 등 필요 자금을 지원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반지하주택의 경우 1980년대 지어진 노후 주택이 많아 입주민들이 만족할만한 환경이 아니다"라며 "상태가 좋은 반지하주택은 기존 주택을 활용해 지하층은 주민공동시설로, 지상층은 공공임대로 활용하는 게 우선이고, 상태가 좋지 않은 반지하주택은 철거 후 신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의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 거주자는 지난 2020년 기준 85만5553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지하 및 반지하가 32만7320가구로 나타났다. 고시원·비닐하우스·쪽방촌·여관·여인숙·컨테이너 등 비주거시설이 46만2630가구, 옥탑방이 6만5603가구였다. 지옥고 거주자는 지난 2010년과 비교해 10년 만에 2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주거급여 수준이 지나치게 낮고 지원 대상 선정 기준이 까다로워 취약계층의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공공임대주택을 매입 및 신축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실효성 있는 주거 사각지대 해소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서울시 기준 주거급여수급자에게 1인당 32만7000원을 지원하는데 이 돈으로는 지하 쪽방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며 "해마다 자연 재해를 입으면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센터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조치, 경기침체, 재택근무, 대중이용시설제한 등이 새로운 유형의 불안정을 유발해 주거 위기가구를 추가로 발생시켰다"며 "주거취약이 고착화되면 주거상실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별 및 사안별 다양한 위기가구와 취약가구를 위해 쓰일 예산을 편성하거나 기존 예산 편성 방식에 유연성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거 위기에 처할 위험이 높은 가구는 최소 25만9000가구에서 최대 51만2000가구로 추정됐다.

권오정 건국대 교수는 "LH가 앞장서서 주거복지 확산모델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며 "특히 현재 주거복지 사업의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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