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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란 시위 3주째 혁명수비대 대령도 사망…의회 “땡큐,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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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강경진압 지지

한겨레

지난 2일 터키 앙카라에서 히잡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위대 한 명을 경찰이 따라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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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히잡 반대 시위가 3주째에 접어들며 시위대와 보안군의 충돌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란 동남부 소수민족 지역에선 대규모 유혈 충돌이 발생해 이란 최정예군인 혁명수비대(IRGC) 소속 대령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 의회는 시위 강경 진압을 지지하며 회기 중 “땡큐, 경찰”을 연호했다.

2일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동남부 시스탄·발루체스탄 지역의 중심 도시 자헤단에서 시위대와 보안군이 충돌해 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 민병대 대원 5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통신에 따르면, 사망자 중 혁명수비대 정보부대 소속 대령 등이 포함됐다. 하루 전인 1일 무장한 시위대가 자헤단 경찰서를 습격하는 과정에서 수십명이 다치고 숨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다. 이 시위는 이 지역의 한 경찰서장이 소수민족인 수니파 발루치족 10대 소녀를 성폭행했다는 고발로 인해 시작된 것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소수민족인 발루치족이 모여사는 시스탄·발루체스탄 지역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인구는 58만여명으로 이란 내 31개 주에서 가장 빈곤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발루치족은 숨진 22살 여성 아미니가 속한 쿠르드족과 마찬가지로 이란 정부의 오랜 억압에 반발해왔다.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자헤단 지역의 유혈 충돌로 2일 현재 시위대 41명이 이란 보안군에 의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또 이날까지 이란 전역에서 시위대 133명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이들의 수는 2천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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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튀르키에 이스탄불에서 히잡반대시위에 참가한 시위대가 마흐사 아미니 모습이 그려진 이란 국기를 휘감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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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는 2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치안을 담당하는 내무부의 보고를 받았다. 강경파가 장악한 이란 의회는 이번 ‘폭동’이 외국과 ‘이란의 적’들이 이란 체제를 약화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직한 것이라며 경찰과 무장 군인들이 ‘폭동’을 계속해 진압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란 의회 의원들은 이날 회의 도중 “고맙습니다, 경찰”을 외치며 정부의 시위 진압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란 내에선 정부와 시위대 간의 충돌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특히, 경찰과 보안군은 학생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일부 대학 교정을 봉쇄한 채 총격까지 가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학생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각 도시 거점 대학들의 강의를 취소하고 있다고 독일 <더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이에 맞서는 세계인들의 연대 집회도 달을 넘기며 이어지는 중이다. 외신들은 현재까지 전 세계 150여곳 도시에서 연대 시위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1일 영국에선 2500명의 인파가 런던 중심가 트라팔가 광장에 집결해 강경 진입을 이어가는 이란 정부를 비난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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