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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기시다 내각 출범 1년…지지율 급락 위기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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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새 지지율 20%P 급락…통일교·아베 국장·고물가 원인

경제대책 발표로 정면돌파 모색…장기집권 기반 굳힐지 주목

연합뉴스

약식 기자회견 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도쿄 교도=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 오후 일본 총리관저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9.30 photo@yna.co.kr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4일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이 출범한 지 1년이 된다.

작년 10월 4일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취임 직후 중의원(하원) 선거에 이어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집권 자민당의 압승을 이끌며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참의원 선거 후 자민당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유착 의혹과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내각과 집권당 내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 각종 여론조사서 내각 지지율 출범 후 최저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89명(이하 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45%로 한 달 전 조사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고 3일 보도했다.

요미우리 여론조사 기준으로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같은 기간 4%포인트 오른 46%로, 처음으로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을 넘어섰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448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40%로 한 달 전 조사 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역시 아사히 여론조사 기준 내각 출범 후 최저 지지율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3%포인트 오른 50%로 처음으로 절반에 도달했다.

◇ 20%대 지지율도…'아오키 법칙' 떠올리게 해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를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마이니치와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지난달 17∼18일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기시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29%로 한 달 전 조사 대비 7%포인트 급락했다.

마이니치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23%)을 합산하면 52%로 이른바 '아오키의 법칙'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아오키의 법칙은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의 합이 50%보다 낮으면 정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일종의 가설로 이를 제창한 것으로 알려진 아오키 미키오 전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다른 일본 주요 매체와 비교해 마이니치 여론조사에서 내각 및 집권당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지난달 16∼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43%, 자민당 지지율은 37%로 합산하면 80%, 교도통신이 같은 달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내각 지지율 40.2%, 자민당 지지율 39.3%로 합산하면 79.5%였다.

연합뉴스

아베 전 총리 국장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이 9월 27일 오후 2시 도쿄 소재 일본무도관에서 열렸다. 2022.9.27 [일본 외무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아베 국장 이후에도 하락세…반전 기미 보이지 않아

문제는 최근 3개월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빠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반전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요미우리와 아사히, 마이니치 여론조사 기준으로 지난 7월 이후 지지율 하락율을 보면 각각 20%포인트, 17%포인트, 23%포인트에 달한다.

지지율 급락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히던 아베 전 총리 국장(9월 27일)이 지나가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현실화하지 않았다.

이번 요미우리 여론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 국장을 거행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4%로 "그렇게 생각한다"(41%)는 응답을 웃돌았다.

아사히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59%로 긍정적인 평가(35%)를 크게 상회했다.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7월 8일) 이후 불거진 자민당과 통일교와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도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기시다 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요미우리 여론조사에서 통일교 문제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80%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사히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총리의 통일교 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67%로 긍정적인 평가(22%)를 압도했다.

◇ 정치불신+고물가…기시다 내각에 불안요인

국제 원자재값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에도 기시다 내각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요미우리와 아사히 여론조사에서 고물가 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각각 73%, 71%였다.

통일교발 정치 불신과 함께 식료품을 중심으로 한 물가 급등이 기시다 내각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기시다 내각은 전기요금 부담 경감 등 고물가 대책이 포함된 종합경제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추가경정예산을 이날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 지지율 반전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세코 히로시게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은 전날 "국민의 관심사는 물가다.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규모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제 대책을 담당하는 야마기와 다이시로 경제재생담당상도 통일교와의 접점이 확인된 인물이다. 지난 8월 개각 때 유임된 이후 통일교 관련 모임 참석 사실이 속속 드러난 바 있다.

여권 내에선 야마기와 담당상을 "빨리 그만두게 하는 편이 타격이 작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그러나 자민당 소속 의원 379명 중 절반에 가까운 180명이 통일교와 접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의혹이 생길 때마다 사임하면 '사퇴 도미노'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시다 총리는 최대 30조엔(약 300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경제대책 발표를 통해 정면 돌파한다는 구상이나, 야권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일교, 아베 전 총리 국장, 고물가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다는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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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유골 기시다에게 전달하는 아키에
(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이 지난달 27일 오후 2시 도쿄 소재 일본무도관에서 열렸다. 아베 전 총리 미망인인 아키에 여사(오른쪽)가 유골을 기시다 후미오 총리(왼쪽)에게 전달하고 있다. 2022.09.27 [재판매 및 DB 금지] hojun@yna.co.kr



◇ 당내 4위 파벌 수장…안정적 지지율 확보해야

기시다 총리는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에 이어 올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압승을 이끌어 일단 장기 집권의 기반은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시다 총리 본인이 현재 중의원 의원 임기(4년) 중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는다면 2025년 7월 참의원 선거 때까지 3년간 대형 선거가 없는 '황금의 3년'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차기 총리 자리를 노리는 당내 경쟁자들의 도전을 억누르기 위해서는 현재 지지율 급락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기시다 총리가 수장인 자민당 내 파벌인 '기시다파'(43명, 이하 소속 국회의원 수)는 '아베파'(97명), '모테기파'(54명), '아소파'(50명)에 이어 4위 파벌에 불과하다.

기시다 총리의 여권 내 권력 기반이 탄탄하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요미우리는 "정책 추진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정권 신뢰 회복이 필수"라며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는 스가 (요시히데) 정권의 지지율 하락을 염두에 두고 '신뢰가 없으면 일어날 수 없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 말은 지금 기시다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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