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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주담대 8% 전망에… 2년 전 영끌족 이자 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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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선 데 이어 연내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경우 8%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까지 7%에 육박하면서 1∼2년 전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조선비즈

서울의 한 은행 외벽에 걸린 대출 안내문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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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담대 금리 상단 이미 7%대… 신용대출은 4%대 사라져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30∼7.141% 수준이다.

이는 1주일 전인 9월 23일(4.380∼6.829%)과 비교해 상단이 0.312%포인트(p), 하단이 0.35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전망 등의 영향으로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 하나은행의 혼합형(금융채 5년물 지표금리) 금리가 7%를 넘어선 데 이어, 우리은행의 혼합형 금리도 7%를 웃돌고 있다. 앞서 6월 중순 우리은행만 잠깐 7%대를 찍었다가 곧 6% 초·중반대까지 빠르게 내려간 것과 비교해 다소 다른 분위기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510∼6.813%다. 역시 1주일 전(4.200∼6.608%)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이 각 0.205%포인트, 0.310%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이달 중순 예상대로 또 인상되면, 조만간 변동금리도 7%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7%대를 앞두고 있다.

1주일새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4.903∼6.470%에서 5.108∼6.810%로 인상되면서 4%대 금리가 사라졌다.

대표적 서민 대출상품인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도 연 4.260∼6.565%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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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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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만에 월 상환액 두 배 ‘껑충’… 한은 “민간 소비 위축 우려”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가 올라가면서 2년 전 초저금리 환경에서 수억원을 대출한 사람 중에는 월 상환액이 이미 두 배에 이른 사례가 나오고 있다. 만약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가 1.00%포인트 더 올라 3.50%에 이르면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족들의 고통은 더 커질 전망이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한 곳의 대출자 사례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기업에 근무하는 A씨(신용등급 3등급)는 2년 전(2020년 10월) 서울 서초구 래미안서초에스티지 25평형(전용면적 59.99㎡)에 8억1500만원의 임대보증금을 내고 전세로 들어갔다.

전세대출(SGI서울보증, 대출기간 2년 일시상환식, 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연동금리)을 최대한도인 5억원까지 받았고, 신용대출(대출기간 1년 일시상환식, 매년 기한연장 가능, 금융채 6개월 연동금리) 1억원도 더했다.

A씨의 최초 대출 당시 월 이자 상환액은 약 132만6000원이었다. 전세대출 금리 연 2.45%를 적용한 102만1000원과 신용대출 금리 연 3.66%를 적용한 30만5000원을 더한 값이다.

그러나 이후 코픽스와 금융채 등 지표금리가 오르면서 2년 후인 이달 금리 갱신 시점에는 상환액이 약 259만3000원(전세대출 연 4.89% 적용 203만7000원+신용대출 연 6.67% 적용 55만6000원)으로 늘었다. 2년 전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만약 기준금리가 최소 한 차례의 빅 스텝을 거쳐 현재 2.50%에서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3.50%까지 1.00%포인트 더 오르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내년 4월 금리 갱신 시점에 A씨의 월 이자는 약 309만3000원(전세대출 연 5.89% 적용 245만4000원+신용대출 연 7.67% 적용 63만9000원)까지 늘어난다. 이자가 최초 월 이자(132만6000원)의 2.3배가 되는 셈이다.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갑자기 불어나면, 불안한 우리나라 경제에서 그나마 최근 ‘버팀목’ 역할을 해온 민간 소비마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 동향분석팀의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민간소비는 최대 0.15%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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