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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애플 기습인상]②애플이 올린 가격 어쩌나…게임·콘텐츠 업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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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대부분 기존 가격 유지 기조…불가피하게 소폭 인상

콘텐츠업계, 웹툰은 '현상 유지'하고 카카오는 '이모티콘' 가격 올려

뉴스1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애플 매장의 로고 모습. 2020.8.2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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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정후 정은지 기자 = 애플의 앱스토어 결제 가격 변경으로 모바일 게임, 웹툰 등 콘텐츠 개발사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들은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기존과 비슷한 판매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서비스 내에서 유통되는 일부 아이템, 유료 재화 등의 가격 변동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앱스토어 정책은 OTT 및 음원스트리밍 구독처럼 정기 결제의 경우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있어 일회성 아이템 판매가 많은 게임, 웹툰 업계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애플 변동안에 없는 기존 가격…가격 인상·인하 선택해야

지난달 19일 애플은 자사 개발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칠레, 이집트, 일본, 대한민국 등 일부 국가의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앱) 및 인앱결제 가격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결제 금액을 87개의 등급(티어)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기존 1200원이었던 1티어의 가격을 5일부터 15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앱 개발사가 직접 상품 가격을 설정할 수 있는 구글플레이와 달리, 앱스토어는 애플이 책정한 티어대로 판매할 수 있어 가격 변경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변동된 앱스토어 가격 티어표에 기존 가격이 없을 경우, 개발사들은 손해를 감수하며 가격을 인하하거나 소비자 반발을 감안하더라도 가격 인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기존 9티어에 위치했던 1만1000원 옵션은 이번에 변경되는 앱스토어 가격 정책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7티어 9900원과 8티어 1만2000원이 새로 생겼는데 이로 인해 앱 개발사들은 가격을 낮추거나 올리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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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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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 '이용자 불편 최소화' 초점…일부는 가격 인상

대부분의 국내 게임사들은 '이용자 불편 최소화'를 중점에 두고 기존 상품 가격을 최대한 유지할 예정이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400다이아' 상품을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변경한다. 대신 기존에 3900원이던 '120 다이아' 상품은 3300원으로 낮추며 인상 효과를 최소화할 뜻을 밝혔다. 이 밖의 상품들은 티어 재조정을 거쳐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변동된 가격은 구글플레이는 적용하지 않는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비슷하게 기존 상품 가격의 티어를 변경해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기존 24티어(3만원) 상품을 이번에 바뀌는 티어표에 따라 20티어(3만원)로 변경해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는 이야기다.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도 기존 가격과 최대한 비슷하게 상품 가격을 조정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기존 가격이 이번에 바뀌는 티어표에 존재하지 않으면 가격 변경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구체적인 가격 변경 계획을 밝히지 않은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애플의 가격 변경 정책 내 기존 판매 가격이 존재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상품 구성과 가격 변경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공지해 가격 변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앱스토어 발 가격 인상이 큰 폭으로 적용되거나 구글플레이 가격에도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나타났다.

크래프톤이 서비스하는 '뉴스테이트 모바일'(뉴스테이트)은 티어 변경없이 상승한 가격을 그대로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뉴스테이트의 인앱결제 가격은 △1200원→1500원 △5900원→7500원 △1만5000원→1만9000원 △3만9000원→4만8000원 △6만5000원→7만9000원 △11만9000원→14만9000원 등 큰 폭으로 늘 전망이다.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경우,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각각 다른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던 일부 같은 상품을 인상된 가격으로 통일한다고 밝혔다. 이용자 형평성을 고려해 앱 마켓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구글플레이 이용자들은 △5500원→6000원 △1만1000원→1만2000원 △7만7000원→7만9000원 등 소폭 인상된 가격표를 받게 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앱스토어 가격 인상으로 결제 가격이 오르면 이용자 입장에서 앱스토어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모두 앱 서비스를 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여러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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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애플 정책에 따라 아이폰용 카카오톡 이모티콘 가격을 오는 6일부터 인상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이모티콘 공지사항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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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유지 기로에 놓인 콘텐츠 업계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인상에 콘텐츠 업계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각자의 가격 정책을 마련해 강제 인상에 대응하는 분위기다.

웹툰 사업자들은 우선 개당 가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네이버웹툰은 '쿠키' 개수를 조정해 쿠키 1개당 가격을 기존과 같은 120원으로 맞출 예정이다. 그동안 네이버웹툰은 쿠키 10개를 애플의 1티어에 부합하는 1200원에 판매해왔다.

만약 쿠키 개수를 조정하게 되면 6000원(4티어) 50개를 판매하는 식으로 '묶음' 단위가 변경될 전망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결제 금액이 커지는 만큼, 그에 따른 '캐시(결제수단)'를 추가해 캐시 당 가격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

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 가격은 인상이 불가피하다. 카카오는 1일 애플 정책에 따른 이모티콘 가격 조정에 대한 안내 공지를 통해 100초코 가격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초코는 이모티콘 결제 시 필요한 디지털 재화다. 이렇게 되면 200초코가 필요한 이모티콘 가격은 3000원으로 인상되는 셈이다.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운영하는 엔씨소프트도 오는 7일부터 조정된 가격이 반영될 예정이다. 현재 유니버스에서 판매되는 러브(디지털 재화) 가격은 150개당 1200원이다. 애플 인앱결제 인상으로 1티어당 가격이 1500원으로 인상되는 만큼 가격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 결제' 비율이 높은 멜론 등 음원 플랫폼 업체의 경우 일단 동향을 좀 더 지켜볼 예정이다. 애플의 인앱결제 가격 인상에 '정기 결제'는 포함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결제 단위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결제시기의 가격 차이 등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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