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김정은 미사일 쏠 때, 베이징선 '김일성 친선나무'…북·중 밀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달 28일 베이징 근교 난자오 농장에서 열린 ‘김일성 친선나무’ 표식비 제막식에서 이용남(왼쪽) 주중 북한대사와 린쑹톈(오른쪽)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이 표식비를 덮었던 천을 걷고 있다.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한 주일 네 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는 동안 중국과는 베이징에서 ‘김일성 친선나무’ 이식 표식비 제막식을 거행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베이징 교외 훙싱(紅星) 집체농장에서 ‘북·중 친선나무’ 표식비 제막식을 거행했다고 중국 인민 대외우호협회가 당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용남 주중 북한대사와 린쑹톈(林松添) 중국 인민 대외우호협회 회장, 베이징 난자오(南郊) 농장 총경리 및 중앙연락부, 중국 외교부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제막식은 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곳의 ‘사적 표식비 제막’ 소식을 보도하며 국내에도 알려졌다.

‘북·중 친선나무’는 지난 1975년 4월 20일 김일성 북한 노동당 총서기가 베이징을 방문해 예젠잉(葉劍英) 당시 중공 중앙부주석과 이곳 훙싱 북·중 친선인민공사(현 베이징 난자오 농장) 정원을 방문해 함께 직접 심은 백송(白松)을 말한다. 우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북·중 친선나무’를 난자오 농장에 옮겨 심었다.

중앙일보

지난달 28일 베이징 근교 난자오 농장에서 열린 ‘김일성 친선나무’ 표식비 제막식에서 이용남 주중 북한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용남 대사는 제막식 축사에서 “베이징 난자오 농장은 북·중 전통 친선을 계승하는 곳의 하나”라며 “북·중 양국이 경축하는 국경절과 중국공산당 20차 당 대회 개막이라는 역사적 시간에 함께 북·중 친선나무 표식비 제막 의식을 거행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지난달 28일 베이징 근교 난자오 농장에서 ‘김일성 친선나무’에 참석자들이 물을 주고 있다.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류젠보(劉建波) 난자오 농장 총경리는 난자오 농장과 북한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지난 1955년 10월 30일 마오쩌둥이 이곳 ‘훙싱집체농장 장기 규획’ 문건에 남긴 코멘트에 따라 난자오 농장은 신중국 농업외교의 교류창구가 됐다. 1960년 8월 11일 난자오 농장 이름을 ‘훙싱북·중우호인민공사’로 이름을 바꾸면서 북한 ‘택암 북·중 친선 합작농장’과 우호결연을 맺었다.

북·중 지도자의 나무 외교는 지난 2018년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당시 싱가포르 북·미 회담 일주일 뒤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 머무르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시진핑 주석은 김일성 주석이 댜오위타이에 심은 소나뭇과 잣나무를 직접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북·중 친선은 큰 나무와 같아 땅에 뿌리내리고, 사시사철 푸르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이번 ‘김일성 나무’ 옮겨심기와 표식비 제막은 북한이 한·미를 향해서는 미사일을 무더기로 쏘면서 다른 한편에선 중국과 밀착을 과시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달 25일 첫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인 26일 북·중은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중앙일보

이용남 주중 북한대사(사진 왼쪽)가 지난달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73주년 국경절 리셉션에서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사진 왼쪽 두번째) 옆에 자리하고 있다. 중국중앙방송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과 29일 연속 미사일을 발사한 뒤에는 중국이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연회청에서 중국 73주년 국경절 리셉션을 거행하면서 중국중앙방송(CC-TV) 뉴스 화면에 이용남 대사가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차관) 옆자리에 함께한 모습이 클로즈업해 등장했다.

앞서 29일에는 중공 중앙선전부가 주최한 지난 10년간 외교성과 기자회견에서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과 정상외교를 과시했다. 궈예저우(郭業洲) 중련부 부부장은 이날 “중국은 북한·베트남·라오스·쿠바 집권당과 고위층 상호방문, 특사 파견, 주요 활동 통보, 각급 당조직 카운터파트 교류, 정례 이론 세미나 등으로 교류했다”며 “이 가운데 최고위층의 전략 소통은 국가 관계 발전에서 기치를 들고 항로를 안내하는 정치적 지도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마르크스주의 정당이 집권한 북·중의 특수한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북한이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속했다”면서 “미국은 이번 주에 발사된 5발의 탄도미사일과 이러한 발사를 규탄한다”고 중국과 정반대 입장을 취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