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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은행나무 열매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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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행나무 열매는 연간 3만7700㎏

1.6%만 기부, 나머지는 폐기

경향신문

지난 2013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위성례대로에서 열린 ‘은행나무 열매 줍기 체험행사’.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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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로수 3그루 중 한 그루를 차지하는 은행나무는 가을 도심 풍경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비오볼 성분이 포함된 열매의 육질층이 으깨지면 고약한 냄새를 풍겨 철마다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각 지자체는 보행자들이 열매를 밟지 않도록 미리 채취하는 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25개 자치구는 8월 말부터 은행나무 위치, 열매를 맺는 암나무 현황 등을 파악해 종합대책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이어 열매 처리 기동반을 꾸려 지난달 13일 전후부터 채취 작업에 들어갔다. 영글지 않은 열매를 미리 따서 없애는 것이 대책의 핵심이다.

최근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진동수확기다. 나무에 분당 800번 이상 진동을 가해 열매를 인위적으로 터는 방식이다. 과거 작업자가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 가지 위쪽에 달린 열매를 장대로 쳐서 떨어뜨렸던 데 비하면 작업 시간과 업무량을 대폭 줄여준다.

암나무 기둥에 그물망으로 된 수거 장치를 달아 미리 채취하지 못한 열매가 영글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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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청 직원들이 지난달 23일 서울 도봉구 도봉동의 도로변에서 진동수확기로 은행나무 열매를 채취하고 있다. 도봉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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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 도로변 은행나무에 열매를 수거하는 그물망이 설치돼 있다. 도봉구 제공


가로수 자체를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로 바꾸는 작업도 차례로 진행 중이다. 암나무는 서울의 가로수 은행나무 10만여 그루 가운데 25% 정도를 차지한다. 도봉구는 올해 도봉산길과 노해로 66길의 암나무 48그루, 방학로 42그루를 이달 말까지 수나무로 교체키로 했다. 서대문구도 충정로 등의 암나무 40그루를 수나무로 바꿔 심는다. 과거 나무를 처음 심을 때는 암수를 구분할 방법이 없었지만, 지금은 DNA 검사를 통해 판별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만 해도 지역마다 지자체에서 은행 열매를 줍는 행사를 열어 주민들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로로 떨어진 열매를 줍느라 안전사고 위험이 발생하기도 했고, 차량 통제 등의 번거로움이 있어 지금은 사라졌다. 은행은 공공재산인 가로수가 맺는 열매이기 때문에 무단으로 따거나 주워 가는 것은 불법이다.

보통 지자체에서 11월까지 재취하는 은행 열매는 어디로 갈까. 2021년 기준 서울에서만 연간 총 3만7700㎏의 은행 열매가 수거됐다. 이 중 1.6%(620㎏)만 용산구 등 3개 자치구 경로당에 무상으로 기부됐고 나머지는 전량 폐기됐다. 기부는 잔류농약과 중금속 검사 등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 뒤 이뤄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익지 않은 상태로 따는 경우가 많고, 도로 옆에 서 있는 가로수의 특성상 오염 가능성을 우려해 받는 쪽도 달가워하지 않기도 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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