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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애플 기습인상]①"설명도 없이 20%대 인상 통보"…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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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부터 0.99달러당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

정책 적용 2주 전 개발사에 일방 통보…"이유 설명도 없어"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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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애플에서 일부 국가의 인앱 상품 가격 인상을 공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모티콘 가격이 조정되어 안내 드립니다."

애플이 '기습적으로' 인앱결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예고'도 없고, '설명'도 없다. 가격 인상 '공지'만 있을 뿐이다.

애플의 가격인상 발표에 좌불안석인 곳은 앱 개발사들이다. 애플의 정책에 맞춰 바로 가격을 올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손해를 감수하며 가격 조정을 유보하는 곳도 있다. 가격 인상의 여파로 이용자 유입이 줄 수도 있고, 자칫 불똥이 개발사에 튈 수 있어 고심이 깊다. 가장 큰 문제는 애플이 이 같은 가격 인상에 대해 개발사들에도 별다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애플은 지난달 19일 (현지시간) 자사 개발자 사이트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칠레, 이집트, 일본,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폴란드, 스웨덴, 베트남 및 유로화를 사용하는 모든 지역 앱스토어 앱 및 인앱결제 가격이 인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인앱결제 가격은 오는 5일부터 0.99달러당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른다. 애플은 앱이나 앱 내 구입 가격을 0.99달러 단위로 책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다시 티어 단위로 구분해 개발사가 객관식 형태로 앱 내 콘텐츠 가격을 정하도록 했다. 0.99달러는 1티어, 1.99달러 2티어, 2.99달러 3티어 식으로 가격 단위를 구성했다.

2티어는 기존 2500원에서 3000원, 3티어는 3900원에서 4400원, 10티어는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오른다. 가장 높은 단위인 87티어 상품은 119만원에서 149만원으로 뛴다. 인상 폭은 20~2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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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티어별 인앱결제 가격 인상안. (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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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애플의 이 같은 티어별 가격 인상 정책에 맞춰 카카오톡 이모티콘 가격을 오는 6일부터 올리기로 했다. 100초코는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00초코는 2500원에서 3000원, 300초코는 3900원에서 4400원으로 오른다. 초코는 이모티콘 결제 시 필요한 디지털 재화다.

이번 가격 인상에서 자동 갱신 구독 방식은 제외된다. 그러나 개발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해 기존 구독자의 가격을 유지할지 변경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애플이 예고 없이 이 같은 정책을 개발사에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는 점이다. 적용 2주 전 가격 정책이 통보되면서 업계는 관련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앱결제 가격 변동은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다. 애플은 베트남 지역 인상분에는 새로운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가 각각 5%씩 적용된다고 설명했지만, 나머지 지역 인상 배경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최근 달러화 강세를 가격 인상 배경으로 추측할 뿐이다. 실제 애플은 환율, 세금 등에 따라 국가별 앱스토어 가격을 조정해왔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4월에도 캄보디아, 헝가리,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및 우간다 등에서 앱스토어 인앱결제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태국, 바하마, 터키 지역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애플은 "세금 또는 환율이 변경되면 특정 지역의 앱스토어에서 가격을 업데이트하거나 수익을 조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한국 지역을 대상으로 한 가격 인상에 대해선 별다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또 이번 애플의 인앱결제 가격 인상은 최근 구글 인앱결제 강제 사태 때와 달리 '게임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 정책은 인앱결제·30% 수수료 정책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각종 콘텐츠 앱의 가격 인상 도미노로 이어졌지만, 여기서 게임 업계는 예외였다. 이미 게임 앱은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 적용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애플의 인상 결정은 게임업계의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게임업계는 애플 사용자만 대상으로 가격을 올려야할 지 고민인 상황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iOS냐 안드로이드냐에 따라 운영체계(OS)가 다르다고 이용자에게 다른 금액을 청구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게임을 제외한 콘텐츠 업계는 구글 정책 이전에 이미 인앱결제를 강제해 온 애플 iOS용 앱에서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해 온 바 있다. 현재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으로 iOS·안드로이드 이용자가 동일하게 인앱결제 수수료가 반영된 가격을 지불하게 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애플의 인앱결제 가격 인상으로 다시금 OS별 인앱결제 가격 차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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