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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흔들었지만, 걷진 못했다... 베일 벗은 머스크의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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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시제품 첫 공개
가정·공장서 사람 노동 대체 목표

한국일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열린 테슬라 AI 데이에서 테슬라가 개발 중인 최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무대로 옮겨지고 있다. 팔로알토=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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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열린 테슬라의 '인공지능(AI) 데이'. 무대에 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실제로 생산될 제품에 아주 근접한 로봇"이라며 운을 떼자, 테슬라 직원으로 보이는 세 사람이 인간 형태의 로봇을 들고나왔다. 머스크가 옵티머스(Optimus·라틴어로 '가장 좋은'이라는 뜻)라고 명명한 테슬라의 최신형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옵티머스는 한 팔을 들고, 손을 흔들어 앞쪽의 청중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지난해 첫 AI 데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계획을 밝혔던 머스크는 1년 만에 시제품을 공개했다. 옵티머스는 키나 체형이 사람과 거의 흡사했으나, 몸속 부품과 선 등이 그대로 노출돼 아직은 '미완성품'이란 사실을 여러 군데서 보여주고 있었다. 머스크 역시 "아직 걸을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몇 주 안에 걸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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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한 옵티머스의 예상 완성품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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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2만 달러 미만 예상... 차보다 쌀 것


이날 공개된 옵티머스는 테슬라가 실제 대량 생산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있는 로봇이다. 칩 시스템, 하루 종일 로봇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2.3킬로와트시(kWh)짜리 배터리팩, 관절 역할을 하는 28개의 엑추에이터 등 모든 구성요소를 테슬라가 만들었다고 한다. 총 무게는 73㎏으로 설계됐다.

머스크는 옵티머스를 저비용으로, 최소 수백만 대 대량생산이 가능한 로봇으로 만들 것이라 강조했다. 가격은 2만 달러(약 2,880만 원) 이하가 될 것이란 꽤 구체적인 계획까지 내놨다. "자동차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가 밝힌 옵티머스의 목표는 테슬라 제조 공장을 포함한 다양한 작업 현장과 가정 등에서 사람의 노동을 대신하는 것이다. 머스크는 "옵티머스를 증명하기 위해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앞으로 3년 안에 옵티머스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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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열린 테슬라 AI 데이에서 테슬라가 개발 중인 최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시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테슬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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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개발 초기 단계... 수년 내 상용화 '글쎄'


다만 머스크의 장담과는 달리, 스스로 걷기조차 어려운 상태인 옵티머스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다.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여태까지 나온 다른 로봇들과 달리 고도화된 AI로 구동될 것이라 자신했지만, 옵티머스가 다른 로봇보다 똑똑하단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머스크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옵티머스 공개에 앞서 범블씨(Bumble C)라고 부르는 로봇을 소개하는 데 적잖은 시간을 할애했다. 범블씨는 지난해 AI 데이 직후 테슬라가 처음으로 개발에 나선 일종의 시험용 로봇으로, 테슬라가 제조하지 않은 고가의 기성 부품들이 상당수 사용됐다. 범블씨는 스스로 걸어나와 인사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한 동작을 선보였다.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범블씨가 하는 건 다 수행할 수 있고, 나아가 더 똑똑한 지능까지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반응은 엇갈렸다. 옵티머스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가격이 평균 10만 달러에 형성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2만 달러 이하인 옵티머스는 일단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 말대로만 된다면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로봇의 대중화 시대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반면 헨리 벤 아모르 애리조나대 로봇공학 교수는 "머스크의 야심과 그가 보여준 것 사이에 괴리가 크다"며 "손재주나 속도, 안정적으로 걷는 능력 등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미 경제지 포천은 "2019년에도 머스크는 2020년 말까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상용화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여전히 테스트 중"이라고 꼬집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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