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온라인 마약 거래 적발했더니 72.8%가 텔레그램서 유통…익명 보장·추적 회피 노린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NS·익명 채팅·가상자산 통해 '비대면' 거래화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갑)이 지난 4~8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온라인 마약 불법 유통·판매 적발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 1949건 중 72.8%(1419건)가 텔레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카카오톡이 10.7%(210건), 라인이 4.1%(80건), 홈페이지가 2.1%(42건) 순이었다. 텀블러·전화 등 기타 경로도 10.1%(198건)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마약 거래의 대다수가 텔레그램으로 이뤄지는 것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데다가 수사 추적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래대금은 대개 가상화폐(가상자산)으로 지불한다고 한다.

홍보글에 거래 장소로 추정되는 사진 여러장을 올리며 "○층으로 올라가라", "복도 끝 ○○○를 열어보면 된다"는 식으로 안내 메시지를 첨부한 경우도 있다.

마약 구매자가 돈을 보내면 판매자가 사전에 약속한 장소에 마약을 감춰두고 찾아가게 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이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젊은 층에 익숙하고 접근이 쉬운 SNS와 인터넷이 마약 유통·홍보의 온상이 되면서 10~30대 마약사범은 증가 일로를 걷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경찰이 검거한 마약류 사범 가운데는 10~30대가 29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04명)보다 17.4%(436명) 늘어났다. 단순 호기심에 접근했다가 중독돼 반복적으로 투약하는 젊은 층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마약사범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민주당 의원(경기 안양만안)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학생 마약류 사범은 140명에서 346명으로 약 1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류 사범이 3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폭이다.

올해 8월까지 학생 마약류 사범은 이미 255명에 달한 상태라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발표된 대검찰청의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도 19세 이하 마약사범이 4년 전보다 278.2% 증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청소년들이 SNS나 웹사이트를 통해 마약 판매 광고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처럼 비슷한 방식으로 잠입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비대면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수사의 폭을 넓혀주고, 익명신고 제도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