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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TF비즈토크<상>] 대우조선 품은 '승부사 김승연' 결단…'김동관 미래' 힘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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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후 한화 자산 규모 90조 원 육박… 5대 그룹 아성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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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지난달 2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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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정소양·박경현·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박경현 기자] 아침과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고 하늘은 높아져 완연한 가을임을 느낀 한 주였습니다. 경제계도 다양한 소식 속에 가을을 보내고 있는데요. 먼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 인수 추진 소식으로 떠들썩했습니다. 한화그룹이 이번 인수로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춰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은 지속되는 고환율과 증시 부진에 투자자들이 애를 먹은 한 주였습니다. 코스피지수 2200선이 무너지고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해 '4만전자' 우려도 나오면서 향후 투자자들의 투심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GS25에 '금 자판기'가 설치돼 이목을 끌었는데요. 편리하다는 시각과 안정성이 우려된다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습니다. 먼저 재계 소식부터 들어보시죠.

◆ 한화 김승연, 14년 만에 재도전 '대우조선 인수'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한 주간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슈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 추진이었는데요.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이 지난달 26일 2조 원의 유상증자를 골자로 한 투자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네. 이번 인수로 한화그룹은 조선업에 공식 진출하게 됐는데요. 특히 대우조선의 특수선(군함·잠수함) 사업 흡수로 한화그룹은 기존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한화그룹은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번 인수로 목표 달성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벌써부터 재계에서는 미국 최대 방산업체로 육해공 무기를 생산하는 '록히드마틴'의 한국판 기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방산 분야 외에는 어떤 시너지가 예상되나요?

-현재 전통 의미의 조선산업은 하향 국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을 품으면 친환경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이 액화천연가스(LNG)선 특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기존 LNG 수입·발전 사업과 더해 LNG 시장의 모든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인수 추진과 관련해 김승연 회장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네. 사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는 두 번째 도전인데요.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노동조합의 반대, 과도한 몸값(당시 6조 원) 우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뜻을 접어야 했죠.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승부사다운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한 끝에 대우조선을 품어 방산과 에너지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를 모두 확대시킬 수 있는 성장 기회를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해 8월 회장 취임 40주년을 맞이한 김 회장의 대표 키워드는 '인수합병(M&A)'입니다. 김 회장은 그간 대한생명과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독일의 큐셀 등을 과감한 인수합병으로 그룹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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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육·해·공 종합 방산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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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수 이후 재계 서열에도 변화가 생길까요?

-한화그룹의 재계 순위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자산총액 기준 80조4000억 원으로 7위입니다. 대우조선의 자산 규모는 10조 원으로 집계되는데요. 재계에서는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의 자산 규모가 90조 원에 육박하면서 6위 포스코홀딩스(96조3000억 원)를 추격하는 동시에 5대 그룹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본격적인 결실은 '김동관 체제'서 관측도

-방산과 에너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미래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는 평가도 많은데요.

-현재 그룹의 주축인 방산 사업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이어받았습니다. 대우조선 인수를 놓고 김동관 부회장의 존재감이 더욱더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죠.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로 김동관 부회장 책임 아래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조선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입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글로벌 리더로 확고히 자리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고요.

-한 재계 관계자는 "M&A 승부사인 김승연 회장이 3세 승계와 맞물려 그룹의 미래를 위해 지금 실천에 옮기는 사전 정지작업으로 대우조선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룹을) 물려받을 김동관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실질적인 수확이나 결실은 사실상 '김동관 체제'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죠.

-한화그룹이 바라보는 향후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을 완전히 품기까지 국내뿐 아니라 유럽 등 전 세계 경쟁 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받기 위한 사전 작업을 준비해야 합니다.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속도전보다 검증이 우선"이라고 반발한 노조 달래기도 한화그룹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숙제인데요.

나아가 적자(지난해 기준 1조7000억 원 순손실) 늪에 허덕이고 있는 대우조선의 정상화까지 상당한 고민과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승연 회장이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이어질 대우조선 인수 작업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지 지켜봐야겠네요.

pkh@tf.co.kr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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