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뭐요? 7승이면 대박이요? SSG도 예상 못했다, 23만 달러 선수가 이렇게 잘할 줄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7승 정도만 하면 대박이라고 생각했죠”

SSG는 올해 제구 문제로 기대에 못 미친 이반 노바(35)의 퇴출을 결정하고 여러 방면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했다. 사실 처음에는 미국에 온통 시선이 쏠려 있었다. 몇몇 후보자들과 적극적인 협상도 벌였다. 그러나 선수난에 시달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좀처럼 후보자들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감지한 선수들도 굳이 시즌 중 한국으로 가는 모험을 하지 않으려 했다.

협상이 고착 상황에 빠진 가운데 류선규 SSG 단장은 곧바로 대만에서 내심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한 선수에 주목했다. 좌완 숀 모리만도(30)가 주인공이었다. 비록 KBO리그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수준의 대만 리그지만, 대만에서 보여준 실적이 확실했고 여기에 동양 리그에 이미 적응이 되어 있다는 장점도 주목했다. 이적료 협상도 비교적 잘 풀렸다. 결국 연봉 18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 등 총액 23만 달러에 계약했다.

게약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에 남은 후보자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사실 모리만도가 그보다 나은 선수라고 확신한 건 아니었다. 일단 빨리 교체를 해야 했고, 가능한 선수 중 가장 나은 대안이라고 판단했던 쪽에 가까웠다. 정규시즌 끝날 때까지 남은 등판은 10~12경기 정도. 당시 SSG 관계자들은 “모리만도든 팀이든 (이 경기에서) 7승만 하면 대박”이라고 했다.

그런데 모리만도는 그런 SSG의 상식을 완전히 깨부쉈다. SSG가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팀의 선두 수성을 이끄는 복덩이로 떠올랐다.

모리만도는 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7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2-0으로 앞선 8회 불펜이 동점을 허용해 시즌 8승째는 날아갔지만, 개인적으로도 기분이 좋을 법한 짜릿한 승리와 함께 웃으며 광주를 떠날 수 있었다.

9월 29일과 30일 인천에서 키움과 대혈전을 펼친 SSG였다. 두 경기를 합쳐 경기 시간만 9시간에 이를 정도의 혈투였다. 불펜은 이미 다 동이 나 있었다. 몇몇 선수들은 3연투를 각오해야 할 상황이었다. 선발로 나서는 모리만도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였다. 최대한 경제적인 투구 수로 많은 이닝을 잡아야 함은 물론, 상대 선발이 양현종임을 감안하면 ‘잘’ 던지기도 해야 했다. 모리만도는 이 어려운 과제를 깨끗하게 풀어나갔다.

장점 그대로였다. 시원시원한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최고 시속 148㎞까지 나온 예리한 코스의 패스트볼은 물론, 주무기인 커터와 커브, 그리고 포크볼까지 섞으며 KIA의 만만치 않은 타선을 요리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도 여전했다. 주자들이 나가 있는 상황이 많았지만 모리만도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제구력을 유지하며 더 맹렬한 투구를 선보였다.

데뷔 초반에는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과 미세하게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어느덧 제 페이스를 찾았다. 모리만도는 이날까지 시즌 12경기에서 7승1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 중이다. 12경기에서 무려 10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이중 5번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후반기에는 리그 최고 투수 중 하나라고 할 만하다.

SSG는 모리만도가 등판한 경기에서 10승2패를 기록했다. 모리만도의 호투가 팀의 승리로 이어지거나 혹은 최소한의 발판으로 이어졌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당시 기대했던 몫은 이미 다 채웠다. 재계약도 성큼 다가온 가운데 모리만도의 활약이 가을무대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