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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박보검인데 1300만원만"…돈 뜯긴 후 알게 된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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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남성 사칭한 '로맨스 스캠' 외국서 기승

中 무직 유부남 5년 간 39명에게 1억 사기

브라질선 한류스타 '박보검' 사칭 사기도

말레이시아서 사별한 60대女에 11억 뜯어

한국경제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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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을 사칭한 '로맨스 스캠'이 세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 경찰뿐 아니라 우리 외교 당국까지 나서며 주의를 당부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로맨스 스캠이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의미하는 '스캠'의 합성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연인을 찾는 것처럼 접근한 뒤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을 뜻한다.
"나 한국 의사야"…알고 보니 中 무직 유부남
가장 최근에 알려진 사건은 중국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달 초 중국 법원 판결 데이터베이스 중국재판문서망은 후베이성 법원이 한 로맨스 스캠에 대해 내린 판결문을 공개했다.

해당 판결문에 따르면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허간성 씨(38)는 자신을 한국의 의사나 변호사 등이라고 사칭하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여성 39명으로부터 56만 위안(약 1억1200만원)을 뜯어냈다.

마지막 피해자인 22세 여성이 예금 전액을 날린 후 2020년 5월 경찰에 신고하면서 그의 사기 행각이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허 씨는 평범한 외모에 자녀가 셋인 유부남이자 무직이었다. 그는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은 두 명의 잘생긴 한국인 남성 사진을 활용해 가짜 프로필 사진을 만들었고, 이를 활용해 여성들을 유인했다. 피해자 중 누구도 그를 직접 만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재판부는 허 씨에게 징역 11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브라질에선 "나 박보검인데 1300만원만"
지난달에는 브라질에서 '한류 여성 팬'을 노린 사기 범행이 다수 현지 경찰과 외교 당국에 접수됐다. 14일 주상파울루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한류 스타로 속이고 방문 비용 등 돈 요구' 주의!!! 주위 브라질 이웃에게 널리 알려주세요"라는 공지를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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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주 상파울루 대한민국 총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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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브라질 여성이 한류스타 박보검을 자처한 익명의 남성로부터 5만 헤알(한화 약 1300만원)의 사기 피해를 본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와 유사한 피해 신고가 6∼7건 추가로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과 상파울루 총영사관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와 한류에 매료됐던 한 여성은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을 'PARK BO GUM'(박보검)이라고 소개하는 한 남성과 알게 됐고, 그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지냈다. 이 남성은 그녀를 만나러 브라질에 가겠다는 의중을 보였으나, 자신의 연예기획사 경비를 사용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여성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 그는 우리 돈 약 13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먼저 보내주면, 자신이 직접 만나서 돈을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여성은 남성이 실제 한류스타 박보검인 줄 알고 지인에게 손을 벌리면서 돈을 송금했으나, 남성은 돈을 받자마자 연락 두절 상태가 됐다. 신고받고 경위를 파악한 외교당국은 이 남성이 현지 브라질 남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 중이다. 상파울루 총영사관은 "한류 스타는 절대로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강조했다.
말레이시아서는 사별한 60대 女 대상으로 11억 뜯는 일도
말레이시아에서 한 60대 여성이 한국인을 사칭한 한 남성에게 184차례에 걸쳐 한화 11억원이 넘는 돈을 뜯기는 일도 있었다.

지난 3월 24일 뉴스트레이트타임즈에 따르면 페낭주 경찰은 지난해 12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만난 남성에게 여러 차례 돈을 건넸다는 63세 여성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남성은 여성에게 사진을 보내면서 자신이 원유 시추 현장에서 일하는 한국 남자라고 소개했다. 이 남성은 "남은 생을 돌봐주겠다"면서 남편을 잃고 홀로 살던 피해자를 꼬드겼다. 남성은 자신이 새로 진행하는 시추 사업에 투자해달라며 피해자에게 금전을 요구했다. 피해자는 상대방이 요구할 때마다 적게는 9000링깃(약 260만원)에서 많게는 5만링깃(약 1400만원)을 송금했다. 이 돈은 사별한 남편이 피해자 앞으로 남긴 유산이었다.

피해자는 상대방이 보내온 사진과 비슷한 사람을 온라인에서 발견한 뒤 수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경찰은 사기행각을 벌인 일당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은행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소액을 자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으로, 통상 이런 사건에는 나이지리아인 등이 포함된 사기 조직이 배후에 있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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