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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LPBA우승 히다 “절망 빠졌을 때 손잡아준 SK렌터카다이렉트에 보답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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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히다 오리에는 프로무대 초반 적응에 실패하고 눈수술까지 하는 등 절망적일 때 손내밀어준 소속사 SK렌터카다이렉트가 정말 고맙다면서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팀리그 2라운드가 한창일 때 대회장인 춘천 엘리시안강촌에서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고 있는 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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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무대 합류 직후부터 모든 악재가 겹쳐 절망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 수렁에서 건져준 곳이 바로 소속사 SK렌터카다이렉트였죠. 이제는 좋은 성적으로 그 은혜에 보답할 겁니다.”

지난달 22/23시즌 LPBA 3차투어에서 히다 오리에(47)는 감격적인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데뷔 1년3개월, 7번째 투어출전만에 거둔 성과다. 얼핏 짧아 보일 수 있지만 히다에게는 기나긴 인고의 세월이었다.

히다는 과거 세계 여자3쿠션계를 주름잡던 레전드였다. 여자3쿠션 최고권위 대회인 세계여자3쿠션선수권에서 네 차례(2004, 2006, 2008, 2017)나 정상에 올랐고, 선수생활 내내 톱플레이어로 활동했다.

현재 세계여자3쿠션은 테레사 클롬펜하우어(39)가 압도적인 포스로 휩쓸고 있다. 하지만 클롬펜하우어 이전에는 히다가 그런 존재였다. 클롬펜하우어가 세계1위로 올라선 지난 2010년 1월 전까지 세계톱은 히다였다.

그런 그가 지난해 여름 프로행을 선언했고, 그와 동시에 시련이 시작됐다. 히다는 프로무대의 다른 시스템과 한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치명적인 눈 부상(망막박리증상)까지 겹치며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히다는 데뷔 시즌(21/22시즌)에 8개 대회 중 절반 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 6월 열린 이번 시즌 개막전(블루원리조트배)에서도 서바이벌 벽을 넘지 못했다.

이때 히다에게 응원의 손을 내민 곳이 소속사였다. 히다는 “한창 부진할 당시 절망감에 빠져 있었는데, SK렌터카다이렉트 이정용 단장님이 직접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응원하고 조언해줬고, 수술 전후로도 각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히다는 이번 시즌 2차전(하나카드배)부터 서서히 옛 실력을 회복하며, 부활하기 시작했다. 2차전에서 처음으로 8강에 오르더니, 3차전에선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팀리그 2라운드가 한창일 때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강촌 스키하우스 2층에서 히다를 만났다. 인터뷰는 영어를 기본으로 하고 틈틈이 우리말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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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다는 LPBA에 오기 전에도 이미래의 3대회연속 우승, 왕중왕전 강동궁-사파타 결승전 등을 인상깊게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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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BA 첫 정상에 올랐는데.

=너무너무 기쁘다. 그러나 정말 쉽지 않은 우승이었다. 서바이벌전부터 시작해 쉬운 경기가 하나도 없었다. 운도 따라줬다.

▲대회 중 가장 고비였던 순간은.

=모두 힘든 과정이었으나 역시 결승전이 가장 어려웠다. (히다는 결승전서 이마리에 세트스코어 4:2 승리를 거두었다)

▲데뷔 이후 부진했다가 올시즌 들어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 시즌(21/22)이 정말 어려웠다. 여러 면에서 적응에 난항을 겪었다. 일단 LPBA 넘어와서는 서바이벌제와 세트제, 짧아진 공격시간 등 이전과 다른 경기방식과 룰에 혼란을 많이 겪었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도 적응이 필요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부상까지 겹치니 정말 쉽지 않았다. 이 문제들이 호전되기 시작한 지난 시즌 말 쯤 돼서야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했고, 그게 올 시즌 들어 꽃을 피운 것 같다.

▲눈부상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자칫 실명할 수도 있었다. 지난 시즌 팀리그 후기리그 도중 눈에 이상을 느꼈고, 병원에 가보니 즉시 수술을 해야할 만큼 심각했다. 다행히 지금은 100% 완치된 상태다.

▲소속사 SK렌터카다이렉트가 많은 도움을 줬다던데.

=LPBA 합류 후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난 시즌 한창 부진할 때 심적으로 큰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그때 이정용 단장님이 가끔 문자메시지로 “승패에 연연하지 말라.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거다. 우린 항상 믿는다” 등 응원의 말씀을 해주셨다. 수술 이후에도 회복에만 전념하라고 말씀해 주셔서 마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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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다는 경기도 화성 동탄에 있는 강동궁 선수 연습장(강동궁빌리어드라운지)에서 함께 연습하고 있으며, 집도 연습장 근처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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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무대 이전 세계 톱랭커였다. LPBA에 도전한 계기는.

=LPBA 합류 전에도 계속해서 프로 경기를 주시했다. 이미래의 3회연속 우승을 알고 있었고, 김세연이 20/21시즌 왕중왕전 결승에서 김가영을 꺾고 우승한 것도 기억난다. 특히 20/21 왕중왕전 사파타와 강동궁 경기를 매우 인상 깊게 봤다. 이러한 PBA 경기를 보며 나한테도 프로무대가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

▲프로무대 와서 이전과 다르다고 느끼는 점은.

=일단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방송 노출과 마케팅 등이 더욱 활발하다 보니 내 경기를 보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나를 더욱 알리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곳에 와서 ‘진정한 프로’가 됐다는 기분이랄까. 특히 여자선수들에 신경을 많이 써준다는 점이 좋다.

▲당구를 시작한 계기는.

=당구선수로 활동하셨던 부모님 영향이 크다. 특히 부모님은 내가 굉장히 어릴 때부터 당구장을 운영하셨다. 그때가 2살 때쯤이었으니 내가 당구장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하. 그렇게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큐를 잡고 당구를 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당구치는 데 영향을 미친 선수가 있나.

=고바야시 노부야키(1974년 클루망의 세계3쿠션선수권 12회 연속 우승을 저지한 일본당구의 대부·2019년 사망)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의 플레이를 보며 테크닉, 경기운영 등을 많이 배웠다. 특히 고바야시가 경기할 때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너무 멋져 보였다. 그 집중력과 자세 등을 동경한다.

▲일본은 자주 왕래하는지.

=생각보다 많이 가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코로나19’ 여파가 컸다. 지난해엔 일본을 한번 다녀오려 해도 오가면서 자가격리로만 4주를 보내야 하니 빽빽한 PBA 일정을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1년에 10개월 정도는 한국에 있었다. 물론 올해에는 더 많이 가려고 한다. 팀리그 1라운드 끝나고 일본에 2주 정도 다녀왔다. 팀리그 3라운드가 끝나면 트로피 들고 일본에 또 가려고 한다. 가족들이 우승트로피를 너무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하하.

▲한국에서 생활은.

=경기도 화성에서 지낸다. 집 근처에 강동궁 선수 연습장(노블캐롬이 마련한 강동궁빌리어드라운지)가 있어 함께 자주 연습한다. 이 여건을 조성하는 데에도 SK렌터카다이렉트에서 많은 도움을 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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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우승 트로피를 보고싶어 해요” 팀리그 3라운드가 끝나면 히다는 트로피를 들고 일본으로 건너갈 생각이다. 사진은 3차전에서 우승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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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다이렉트는 히다가 수술할 때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LPBA3차전 우승 직후 SK렌터카다이렉트 선수와 임직원들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SK렌터카다이렉트 이장희 부단장, 조건휘, 임정숙, 히다 오리에, 이우경, (뒷줄 왼쪽부터) 이정용 단장, 응고딘나이, 에디 레펜스, 강동궁, 김종현 SK렌터카 홍보팀장.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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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있는 샷은.

=자신있는 샷이라기 보단 선호하는 샷이나 배치가 있다. 끌어치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오마시(앞돌리기) 하코마시(옆돌리기) 등을 선호한다. 반면 우라마시(뒤돌려치기)에 좀 약하고, 원뱅크샷은 질색이다. 하하. 테이블에 서면 가상으로 공의 진로를 그려보며 최대한 포지션플레이(연속득점을 위해 뒷공 배치를 보다 치기 쉬운 형태로 만드는 것)를 하려고 한다.

▲어떤 용품을 쓰는지.

=큐는 ‘아담’큐, 팁은 ‘비젠’팁을 쓴다. 초크는 어느 제품이든 가리지 않고, 장갑은 보통 쓰지 않는 편이다.

▲올시즌 목표는.

=모든 경기서 최선을 다해 다시 우승하는 것이다. 그간 소속사 SK렌터카렌터카에 빚진 게 너무 많기 때문에 이제는 좋은 성과로 최대한 보답하고 싶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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