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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하던 아파트 4억 됐다…중개업소도 줄폐업 '인천의 눈물'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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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인천 서구 검단 신도시 내 한 아파트 단지 /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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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욱 짙어 지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로 전국적으로 주택 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인천의 집 값 하락세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검단 등 2기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단기간 내 급등한 신축 아파트들이 금리 인상의 역풍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와중에 내년 이후까지 대규모 입주 물량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집 값 하락세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6대 광역시 중 가장 큰 낙폭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9월 마지막 주 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에 비해 0.31% 떨어졌다. 전주(-0.29%) 보다 낙폭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2년 5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

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률(주간 기준)은 2013년 1월 중순 기록한 마이너스(-)0.33%가 역대 최대치였다. 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폭은 6대 광역시(부산·대구·인천·대전·광주·울산) 중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올 9월 마지막 주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폭은 인천(-0.31%), 대전(-0.29%), 대구(-0.26%), 부산(-0.20%), 광주(-0.18%) 순으로 집계됐다.

인천의 집 값 하락세를 이끄는 건 신도시와 대단지 등을 중심으로 한 신축·준신축급 아파트들이다. 이들 집 값은 2020년 이후 급등했다.

실제 인천 서구 검단 신도시 내 '3대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우미린더시그니처, 금호어울림센트럴, 호반써밋1차 등(전용면적 84㎡)은 지난해 초만 해도 분양권이 7억~8억원대 시세를 형성했다. 2019년 초 4억원 안팎이던 시세를 감안하면 1~2년 새 최대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한국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빠르게 불어났고,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2월 7억4050만원으로 거래된 우미린더시그니처(20층)는 올 4월엔 4억9060만원(17층)으로 2억4990만원 떨어졌다. 지난해 8월 7억9440만원(4층)까지 올랐던 금호어울림센트럴은 올 5월엔 직거래로 4억427만원(22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9개월 만에 3억9013만원(49.11%) 하락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집 값이 단기간에 급하게 올랐기 때문에 매수세가 사라지자 하락세와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이후 '공급 폭탄'까지
정부가 인천 일부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풀었지만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1일 인천 연수구, 서구, 남동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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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가격 하락을 감안해 정부가 규제 수위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낮췄지만 오히려 아파트 매물은 더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물은 정부의 규제 완화 직전인 지난달 20일엔 2만6666건이었지만 이날 기준으로는 2만7530건으로 3.2% 증가했다.

매수 심리는 계속 얼어붙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매매수급지수를 보면 인천의 경우 지난해 말까진 100을 웃돌았지만 올 들어 급격하게 하락해 올 9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는 79.9까지 주저앉았다. 전국 평균(84.8)을 한참 밑돌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점인 100보다 지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더 빨리 떨어져 평균 밑으로 형성됐다는 건 그만큼 그 지역의 매수 심리가 더 빠르고 크게 식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올 하반기 이후 인천 지역 입주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인천의 분기별 적정 아파트 입주 물량은 3703가구로 분석되고 있는데, 올 3분기에만 1만19가구가 공급됐고, 4분기엔 8472가구가 추가로 풀릴 예정이다.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8962가구, 1만3673가구 공급이 계획돼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미 인천의 올 8월 미분양 물량은 1222가구로 전월(544가구)에 비해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주택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자 인천에선 공인중개사무소 폐업도 집중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게시판엔 인천 지역 사무소를 매매한다는 글이 줄 잇고 있다. 올 8월 한달 동안에만 71곳의 인천 공인중개사무소가 문을 닫았다. 신고 개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67곳에 그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여전히 조정대상지역 규제를 받아야 하는데다 향후 아파트 신규 공급 부담도 상당하다"며 "금리 인상 시기에 비싼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주택을 구입하긴 쉽지 않아 한동안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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