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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될 뻔한 동료들 구해낸 캡틴… ‘만루홈런볼’로 SSG 역사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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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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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9월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9-14로 역전패했다. 중요한 시기라고 해도 경기에서 질 수는 있었는데, 과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 최근 팀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불펜이 또 한 번 힘없이 무너졌다.

선발 김광현이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불펜 6명을 총동원했지만 3이닝 동안 11실점을 했다. 근래 불펜 문제로 선두 수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SSG다. 직전 경기였던 9월 25일 인천 LG전에서도 결국 불펜 문제로 졌다. 사흘을 쉬며 나름대로 재정비를 했다고 했는데, 그 재정비의 실적이 충격의 ‘3이닝 11실점’이었던 셈이다. 팀에 큰 좌절감을 주고 불안감을 증대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냥 단순한 1패가 아니었다.

30일 인천 키움전에서도 또 그렇게 역전패를 당할 뻔했다. 선발 윌머 폰트가 7이닝 1실점(비자책점)으로 잘 던졌지만 불펜이 가동된 직후인 8회 동점을 허용했다. 서진용이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잘 잡았으나 이정후와 푸이그에게 연속 출루를 허용했고, 김혜성 타석 때는 유격수 박성한의 실책까지 나왔다. 네 번째 투수 노경은은 허무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박성한은 8회 실책을 시작으로 9회와 연장 10회까지 3이닝 연속 실책을 저지르는 등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연장 10회 오원석도 실점을 막지 못했다. 또 같은 패턴에 지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연장 10회 가까스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1회 주장 한유섬의 한 방이 모든 아픈 기억을 싹 다 날렸다.

3-3 1사 만루에서 김성진의 2구때 시속 146㎞의 투심패스트볼이 자신의 존에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사실 깊숙한 외야 플라이 하나만 나와도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극적인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팀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바꿨다. 2012년 데뷔한 한유섬의 개인 첫 끝내기 만루홈런은, 어쩌면 SSG가 정규시즌을 우승을 차지한다면 계속 회자될 만한 파급력과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이날도 패했다면 2위 LG와 경기차가 1.5경기로 좁혀지는 것 이상으로 내상이 깊을 뻔했다. 당장 박성한이 경기 패배의 역적으로 몰릴 판이었고, 실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되어 있었던 서진용 노경은 오원석의 머릿속도 더 복잡했을 만한 경기였다. 코칭스태프나 찬스를 살리지 못한 다른 선수들에게 쏟아질 비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한유섬이 홈런을 쳐 경기는 이겼고, 그전의 모든 좋지 않은 기억들은 랜더스필드의 우중간 관중석으로 훨훨 날아갔다. 동료들도 한숨을 돌린 채 광주행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아마 졌다면 버스의 공기는 지옥과 같았을지 모르고, 가뜩이나 부담감이 큰 선수들의 어깨를 더 짓눌렀을 것이다.

한유섬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홈런이었다. 한유섬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2018년 개인 첫 세 자릿수 타점(115타점)을 기록했었다. 그 후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으나 개명까지 결심하는 등 절치부심한 끝에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고, 올해 다시 100타점 타자가 됐다.

와이번스와 랜더스의 역사를 통틀어 인천에서는 딱 8명의 100타점 타자가 나왔다. 최정이 세 차례를 기록한 것을 비롯, 이호준(2차례), 박정권, 제이미 로맥, 호세 페르난데스, 정의윤, 이재원, 그리고 한유섬이 그 주인공이다. 이중 100타점 시즌을 두 번 이상 만든 건 최정 이호준뿐이었는데 좌타자로는 최초로 한유섬이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5년 비FA 다년 계약에 합의했고 주장 타이틀까지 단 한유섬은 구단이 기대했던 수준의 성적은 충분히 돌려주고 있다. 시즌 131경기에 큰 부상 없이 나가며 21홈런, 100타점, OPS 0.859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 비해 전체적인 수치가 떨어진 것 같지만, 전반적인 리그 공격력과 비교해 봤을 때 지난해 수준의 득점생산력은 유지하고 있다. 리그 평균의 35% 이상의 수준으로 충분히 뛰어나다.

시즌 중반 슬럼프가 있기도 했지만 사실 시즌 초반 영웅과 같은 ‘타점 먹방’으로 팀의 최고 스타트를 이끈 공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당시 다른 동료들의 컨디션이 올라오기 전 팀 타선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간 선수가 바로 한유섬이었다. 그때 한유섬의 덕분에 쌓은 승수는 지금도 SSG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밑천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치 이상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 순간, 캡틴은 성공적인 끝과 구단의 새 역사를 조준하는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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