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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JP모건 황소도 낙관론 후퇴”···“3분기 어닝 전망 뚝↓”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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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과 3분기 마지막 거래일인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1.51%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51%, 1.71% 내렸는데요. 금리와 인플레이션, 어닝, 글로벌 금융시장 우려에 시장이 혼란합니다.

이날 나온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생각보다 나빴는데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금리인상 의지를 재차 다졌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3.83%까지 다시 올랐는데요.

시장은 영국 정부와 예산책임처(OBR)와의 만남에 기대를 걸면서 한때 파운드화와 국채가 강세를 보였지만, 정책 U턴이 없으며 OBR의 재정전망이 정부 재정계획 공개 시점인 11월23일까지 발표가 미뤄진다는 소식에 실망했습니다. 영국 10년 국채도 다시 4.2%를 돌파하기도 했는데요. 유로존의 9월 물가는 전년 대비 10%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3%, AI 데이를 앞둔 테슬라가 -1.1%, 재고 과잉에 시달리는 나이키가 -12.8%를 기록했는데요. 오늘은 시장의 새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는 금융안정과 인플레이션, 증시 바닥 논쟁을 짚어보겠습니다.

“다시 튄 8월 PCE 추가 인플레 충격 배제 못해”…“美 3분기 GDP 전망치는 0.3%→2.4% 상향”
이야기 흐름상 인플레이션부터 보죠. 이날 나온 8월 PCE가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이미 쇼크를 받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의미가 없습니다만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8월 PCE는 전년 대비 6.2%, 전월 대비 0.3%로 나왔습니다. 전월비로는 7월에 -0.1%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던 것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죠. 시장 예상치(0.1%)보다도 높았습니다.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도 마찬가지인데요. 전년 대비 4.9%, 1달 전에 비해 0.6% 올랐습니다. 월가 전망치 4.7%, 0.5%보다 컸지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연준의 물가하락 노력에도 8월 PCE는 예상보다 높았다”며 “휘발유 가격이 많이 떨어졌음에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강했다”고 전했습니다.

소비지출은 증가했습니다. 7월에 -0.2%였던 전월 대비 수치가 이번에 0.4%로 상승했는데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것도 -0.1%에서 0.1%로 증가했습니다. 아웃도어 용품업체 아제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피터 클리포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우리는 소비자들이 그렇게 많이 약해진 것을 보지 못한다”며 “딜러들과 얘기해봐도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고 했는데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도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를 전망치를 2.4%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27일만 해도 0.3%였는데요. 애틀랜타 연은은 “3분기 개인소비지출이 0.4%에서 1.0%, 민간투자가 -7.6%에서 -4.2%로 각각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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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예상보다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뜻인데요.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도 3분기 GDP를 2.1%로 봤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에 미국 역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많지요. 소비도 갈수록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스티븐 비팅 씨티 글로벌 웰스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지출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이를 가져가고 있다”며 “감소하는 수입과 증가하는 소매재고는 소비 증가율이 앞으로 더 약해질 것임을 보여준다”고 했는데요. 전날 나이키가 재고 규모가 97억 달러이며 전년 대비 44% 폭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나온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도 58.6으로 예비치(59.5)를 밑돌았는데요. 다만,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2.8%였던 게 2.7%로 더 낮아졌습니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한숨을 쉴 수 있는 부분이지만 8월 PCE에서도 드러났듯 현재 물가가 너무 높고 금방 내려갈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게 중요한데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이날 “인플레이션이 타깃(2%)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 통화정책은 한동안 제한적일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또한 섣불리 후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예상치 못한 요인으로 가격이 올라가 물가가 피크를 쳤을 수 있다는 전망에도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는 패턴이 확대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미국과 해외의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고 추가적인 인플레 충격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공급과 수요 불균형을 더 심화시키는 경제적, 지정학적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최우선 과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이라고 했고, 리처드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가 지겹게 이어지는 것이 과도한 금리 인상보다 더 나쁘다”고 했습니다.



브레이너드 “금융 취약성에 주의 기울이고 있어”···BofA “크레디트 시장 장애 가능성”···에리언 “연준 피봇은 경제·금융위기에만 와. 오면 고통”

그런데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연설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그는 “나쁜 충격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 금융 취약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어느 시점엔가 위험이 양면적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영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영국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과 미국에 줄 수 있는 영향을 들여다보겠다는 건데요.

WSJ은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서 생길 수 있는 금융안정 위험에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했다”며 “특정 금융시장에서 유동성이 감소하면 이것이 금융충격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위험을 제기했다”고 전했습니다.

브레이너드는 결국 2008년 금융위기 때 나타난 유동성 위기, 1997년 외환위기 때의 위기 전염 가능성을 거론한 셈인데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강조하면서도 상당 부분 금융안정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실제 월가에서는 지금까지 시장의 리스크가 경기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에서 ①경기침체 ②높은 인플레이션 ③금융안정 등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2가지가 3가지가 됐으니 위험도 더 커지는 겁니다. 금융안정이란 쉽게 변동성을 넘어선 시장의 마비, 유동성의 고갈이라고 보면 될 텐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이날 불룸버그TV에 “금융안정 리스크가 추가된 것은 중요하다. 우리는 그동안 금리 위험, 특히 연준이 어떻게 할지와 크레디트 리스크, 경제상황 등에 집중했고 유동성 리스크를 외면해왔는데 이제는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며 “BOE나 일본은행 등의 개입은 일시적이며 반창고를 붙이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는데요.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금융 취약성 발언이 의미가 있는 것은 미국에도 비슷한 일이 생길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연준이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설명한 바와 같은데요. 루트홀츠 그룹의 수석 투자 전략가 짐 폴슨 같은 이들은 “미국에서 무언가 부러지더라도 그것이 시스템 리스크를 일으키는 수준이 아니라면 그것은 전 세계에 걸친 긴축 사이클을 멈추게 할 수 있다. 그것은 증시에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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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융안정 훼손에 해당하는 사건이 터진다면 그것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겁니다. 적당한 수준에서 터진다는 게 어렵죠. 엘 에리언 고문은 “연준의 피봇(정책전환)을 찾는 사람들은 이것이 오로지 경제위기(accident)나 금융위기에 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경제위기나 금융위기로 가는 일은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어제에 이어 이날 기준으로도 미 국채나 채권시장에 실질적인 위험 사인이 뜬 것은 없어 보이는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큰 건 맞지만 기능에 문제가 있는 건 전혀 아니다. 크레디트 시장도 더 떨어져도 할 말이 없다고 할 정도로 잘 버티고 있다”며 “트리거(방아쇠)가 될 만한 건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유동성 문제와 스트레스에 관한 얘기가 꾸준히 흘러나오는 만큼 주시할 필요가 있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올레그 멜렌티예프와 에릭 유 전략가는 “크레디트 시장 기능 장애를 막기 위해 정책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론 인사나 슈로더 선임 고문은 “시장의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무언가 큰 것이 깨질 수 있다”며 “1970년대 폴 볼커 전 의장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사 중남미 국가들은 달러표시 채권을 상환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미국 은행들을 파산으로 내몰게 됐다. 볼커는 결국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인하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요.

이어 “연준의 이러한 시도는 아시아 외환위기와 러시아 채무불이행으로 중단된 적도 있다. 연준은 곧 멈춰야 하며 우리는 다시 한번 그 문턱에 있거나 이를 넘어섰다”고 덧붙였죠. 현실화 여부와는 별개로 금융안정에 관한 얘기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겠습니다.



콜라노비치 “매파 연준·지정학 위기 탓 S&P 목표 위험”···“3분기 어닝 전망치 9.8%→2.9% 2년 만 최저”

이제 증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황소론자였던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가 이날 “최근의 증가하는 지정학적 위기와 통화정책 리스크가 올해 가격 목표치를 위험에 빠뜨린다”며 “이 같은 위험들이 감소하거나 또는 내년까지 우리의 가격목표는 현실화하지 않을 수 있다”고 고백했는데요.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시인한 겁니다.

콜라노비치는 S&P500의 타깃으로 4800을 제시해왔는데요. 4분기 시작을 앞두고 퇴로를 만들어두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매파적인 발언이 강화되고 있음을 볼 때 중앙은행들이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정책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는데요.

어닝 전망도 줄어드는 모양새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S&P500 기업의 3분기 예상 실적 증가율은 2.9%로 2020년 3분기(5.7%) 이후 가장 낮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6월 말, 3분기 전망치는 9.8% 증가였다고 합니다. 루카 파로리니 픽텟 자산운용의 수석 전략가는 “이제 우리에게는 인플레이션이나 중앙은행이 아닌 어닝이 중요하다”며 “어닝에 집중해야 하지만 이것이 더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했는데요. 거시환경이 나빠 어닝이라도 좋아햐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말로 들립니다.

손버그 투자운용의 션 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피봇할 것인지 묻지 말고 그들이 마침내 행동하기 전에 경기침체가 얼마나 깊을지를 물어야 한다”며 “연준은 명확히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제1 순위”라고 했는데요. 피봇은 경기침체와 같이 올 확률이 상당하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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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시각은 많은데요. 뉴버거 버먼의 조셉 아마토 사장은 “거시경제가 혼란스러울 때는 위험을 감수할 때가 아니”라고 했죠.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은 “기술주 분야에 더 많은 고통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턴은 “전체 시장이 20~30%더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도 했는데요. 증시가 계속해서 하락하면서 펀드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자산 매각에 나서면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반면 바닥 얘기도 있습니다. MKM 파트너스의 JC 오하라는 “일반적으로 가장 약한 쪽이 먼저 타격을 받고 다음이 중간, 그리고 나서 가장 강한 것이 타격을 받는다”며 “애플이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끝나는 것이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는 “이번에 나온 PCE는 8월 수치고 지금은 10월 하루 전”이라며 “베어마켓이니 시장이 더 내려갈 수도 있지만 장기투자자에게는 지금이 완벽한 매수 기회”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인데요. 세븐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벤 쿠마르 선임 투자 전략가는 “공포는 전염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거대 헤지펀드 발라스니 애셋 매니지먼트는 “BOE가 금리를 통제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그것의 대가는 인플레이션과 환율 모두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는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영국 정부는 계속 대규모 감세안과 에너지 보조금 지급안을 밀어부칠 태세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병합하면서 핵무기 사용 협박을 이어갔는데요. 영국인 5000명을 상대로 한 유고브(YouGov)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리즈 트러스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51%가 과반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팽팽하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듯한데요.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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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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