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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놓지마 정신줄!" 폭락장에서 좌절한 개미를 위한 5가지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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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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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금요일, 검은 월요일 그리고 검은 수요일...한국증시가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주식시장에 대거 진입한 동학개미는 처음 만나는 대세 하락장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5.44포인트(0.71%) 내린 2155.49에 마감했다. 장 초반 2134.49의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으나 이후 보합권에서 상승, 하락 반전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의 계속된 급락에 투심은 전반적으로 어지러웠다. 일각에서는 시장 낙폭이 과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9월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280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1661억원, 1093억원 순매수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비이성적 공포가 가격과 가치를 압도하는 아비규환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2000포인트의 하방 지지를 시험하는 중립 이하 주가 흐름이 예상되며 2050선이 비이성적 공포와 무차별적 투매 공세에 맞서는 기술적 버팀목이 되겠다"고 분석했다.

미국 S&P 500 지수는 올해 1월4일 기록한 사상 최고점 대비 -24.4% 하락했다. 1980년대 이후 S&P 500 지수가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던 최악의 증시 침체 사이클은 총 3번 있었다. 각각 1987년 -33.5%, 2008년 -56.8%, 2020년 -33.9%다. 즉 최악의 경기침체나 금융위기가 도래할 경우 S&P500 지수는 평균 30~35% 가량 하락했다. 다만 2008년에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라는 극적인 사건으로 신용·금융 시스템 위험이 발생하면서 증시 낙폭이 기록적으로 확대됐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 글로벌 경제는 미국 연준(FED)의 긴축공포와 경기침체 전망에도 신용위험 징후는 미약한 편"이라며 "대출·신용경색·유력기업의 부도나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염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9번의 폭락장 모두...세상은 끝나지 않았다" 피터 린치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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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다수 전략가들은 코스피 2000~2050대를 이번 하락장 바닥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식 초보 투자자들은 폭락장이 연일 계속되면서 코스피 2000마저 깨지는 대폭락장이 전개될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상태다.

미국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피터 린치는 폭락장을 9번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터 린치는 아마추어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기 위해 '이기는 투자'를 저술했다.

'이기는 투자'에서 그는 주식시장의 대폭락, 경기침체 공포 때문에 주식을 다 팔고 주식시장을 떠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한다. 주식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증시의 하락을 미네소타주의 추운 겨울처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가가 급락하면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이라고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1972년 증시 붕괴는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았다. 1987년의 블랙먼데이 역시 불황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중략) 미국 증시는 40번의 약세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아주 끔찍한 폭락이라 해도 주가는 결국 회복됐다. "

그리고 그는 폭락장을 "좋아하던 주식 가격이 떨어져 저가에 매수할 기회"라고 단언했다.

피터 린치는 미국의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곤 했다. 배런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오직 성공한 투자자만 참석할 수 있었다. 1991년 걸프전 발발 당시 린치는 배런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고 그곳에 참석한 월스트리트의 대가들은 전쟁의 망령에 사로잡힌 듯한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린치 본인조차 "최악의 경우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 있으며 전쟁이 심각해질 경우 주가가 33%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걸프전 충격에 다우지수는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600포인트 급락했다. 언론은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고 "채권이 대세"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후 주식시장은 33% 급락 대신 급등했다. S&P500 지수는 30%, 다우지수는 25% 올랐고 이후 1991년은 20년래 최고의 호황장으로 기록됐다. 이 기록적인 강세장이 전개되기 직전, 배런스의 기사 제목은 '시장에 드러워진 불안과 걱정의 두꺼운 장막'이었다. 이후 주식시장은 폭발적으로 반등했고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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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장중, 하나은행 딜링룸. 2022.9.3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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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피셔의 통찰..."폭락 뒤에는 V자 반등 있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피셔 인베스트먼트 회장 켄 피셔는 투자도 잘 하지만 글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투자 대가인 필립 피셔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서른 살에 자신의 회사를 세워 100조원을 굴리는 자산운용사로 키웠다.

켄 피셔는 시장을 '모욕의 대가'로 묘사한 것으로 특히 유명하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순간, 시장은 투자자에게 엄청난 모욕을 안기는 존재라는 뜻이다. 피셔는 "주식시장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자자가 가진 최후의 한 푼까지 빼앗으려는 위험한 야수와 같다"고 묘사했다.

그는 "왜 대다수의 투자자는 시장에서 돈을 잃는가"를 주제로 '주식시장의 17가지 미신'을 썼다. 폭락장에서 주린이(주식+어린이)가 참고할 만한 그의 통찰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 시장은 너무 불확실해. 기다렸다가 시장 흐름이 정상화되면 움직여야겠어. " 이런 흐름을 기다리는 투자자라면 영원히 기다리게 될 것이다. 주식이 정상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명확한 매수 신호가 나타날 거라고 믿는다면 이는 전적으로 미신이다. 주식은 항상 변동한다.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결국 높은 변동성을 감수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생각이 튀어나오는 시점은 주가가 가파르게 요동치면서 고통을 안겨주는 약세장 바닥 근처다. 이 무렵 주가는 거칠게 흔들리고 하루에 4%, 5%, 6% 그 이상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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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실제로 위험이 가장 작은 시점은 공포감이 절정에 이르고 투자 심리가 가장 암울할 때, 즉 바닥에 도달할 무렵이다. 약세장의 거친 등락이 단기적으로 고통스럽겠지만 새 강세장이 시작되는 시점을 놓쳐서도 안 된다.

-공포는 대개 심리 현상에 불과한데도 이런 심리 변화에서 비롯되는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사람들은 펀더멘탈(경제나 기업의 실제 체력)의 변화로 착각한다. 이로 인해 주가는 현실에서 괴리된다. 심리는 어떤 방식을 동원해도 정확한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약세장의 정확한 바닥을 파악하기란 지극히 어렵다. 그리고 심리는 빠르게 바뀐다.

-시장은 교활하다. 실제로 모든 상황이 여전히 나쁠 때 V자 반등이 나온다. 새 강세장 초기의 상승세는 그 속도와 모양이 약세장 말기의 폭락세와 맞먹는다. 그래서 'V자 반등'이다. 어리석게도 불확실성이 사라지길 기다리다가 초기 V자 반등이 주는 막대한 수익을 놓치면 이전 약세장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할 기회도 사라진다. 거의 모든 강세장은 예상치 못하게 V자 반등으로 시작되는데도 사람들은 V자 반등 대신, 고통스럽게 길게 이어지는 'L자 흐름'을 기대한다.

-세상에는 언제나 위험이 있었다. 그 위험들은 잘 해결됐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번엔 달라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존 템플턴이 유명한 말을 남겼다. "가장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는 말이 '이번에는 다르다'이다. "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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