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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선투표율 이대녀 75%·이대남 66%… 차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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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 20대 대선 性·연령별 투표율 발표

0.73%포인트 차의 박빙 승부가 벌어진 지난 대선에서 70대 남성 유권자의 투표율이 가장 높았고, 20대 후반(25~29세) 남성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문제로 투표가 힘들어 투표율이 다소 낮은 80대 이상은 제외한 순위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여성가족부 폐지와 병사 월급 200만원 등을 공약하며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집중 공략했지만, 이런 전략은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율만 놓고 봤을 때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여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고령층의 결집이었다.

조선일보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지난 3월 9일 오후 대구 남구청 민원실에 마련된 봉덕1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기표하고 있다. 2022.3.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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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지난 대선 유권자 4416만여 명 중 중 452만여 명(전체 유권자의 10.3%)을 표본으로 성·연령·지역별 투표율을 분석해 발표했다. 분석 결과 60대(87.6%), 70대(86.2%), 50대(81.4%) 등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80%를 웃돌았다. 반면 40대(74.2%), 20대(71.0%), 30대(70.7%)의 투표율은 위 세대보다 적게는 7%포인트에서 많게는 17%포인트 가까이 낮았다.

특히 50세 미만 남성들은 모든 연령대에서 또래 여성들에 비해 투표를 덜 했다. 20대 후반(25~29세) 여성의 투표율은 75.2%였지만, 남성의 투표율은 이보다 8.9%포인트 낮은 66.3%에 그쳤다. 국민의힘이 20대 남성을 끌어들인 ‘세대 포위론’을 앞세워 선거전에 나섰지만, 실제 ‘이대남’보다 ‘이대녀’의 투표 열기가 더 높았던 것이다. 30대 전반(30~34세)에서도 여성(73.7%)의 투표율이 남성(68.3%)보다 5%포인트 이상 높았다. 20대 전반(20~24세)과 30대 후반(35~39세)에서도 여성이 남성들보다 3%포인트 이상 더 많이 투표했다.

19세와 선거권 연령 하향으로 대선에 처음 참여하게 된 18세에서도 여성의 투표율이 남성보다 크게 높았다. 18세 여성 투표율은 75.0%로 남성 67.8%보다 7.2%포인트 높았고, 19세 여성은 74.5%로 남성 70.7%보다 3.8% 높았다.

2017년 19대 대선에 비하면 50세 이상의 투표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적게는 2.7%포인트에서 많게는 5.5%포인트까지 높아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치러진 지난 대선에선 초반부터 문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시됐던 반면, 이번 대선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경쟁 구도 속에서 치러지면서 국민의힘 지지 성향의 고령층이 정권 교체의 희망을 갖고 대거 투표장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반면 50세 미만의 투표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19대 대선에 비해 떨어졌다. 특히 2017년에는 20대 전반이었고 현재는 20대 후반인 남성들의 투표율은 9.1%포인트 낮아졌다. 5년 전에 20대 후반이었고 현재 30대 전반인 여성들의 투표율도 5.3%포인트 낮아졌다. 이번 대선은 양당 후보들의 호감도가 젊은 층에서 매우 낮았던 ‘비호감 대선’이었는데, 그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로 투표를 한 사람들은 어느 후보를 지지했을까. 이번 대선에 대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표율이 80%가 넘었던 60세 이상 유권자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67.1%, 이재명 민주당 후보 30.8%로 윤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반면 역시 투표율이 80%가 넘었던 50대는 이 후보 52.4%, 윤 후보 43.9%로 이 후보 지지가 더 높았다.

20대 남성들은 투표율은 낮았지만 일단 투표를 하러 나오면 윤 후보 58.7%, 이 후보 36.3%로 60세 이상 유권자들 못지않게 윤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30대 남성도 투표율은 낮았지만 투표를 한 사람들은 윤 후보 52.8%, 이 후보 42.6%로 윤 후보에게 표를 더 줬다. 이와 정반대로 20대 여성은 이 후보 58.0%, 윤 후보 33.8%로 이 후보에게 크게 기울었고, 30대 여성에서도 이 후보 49.7%, 윤 후보 43.8%로 이 후보가 5%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번 중앙선관위 분석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0.05%포인트이다. 자세한 분석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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