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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우리銀 전 직원, 환수액 66억뿐?…189억은 되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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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189억 찾았다, 선고 미뤄 달라"…재판부 "자료 미흡"

뉴스1

우리은행에서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직원 A씨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을 인출해 총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2022.5.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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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회삿돈 614억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전 직원이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환수액이다. 현재까지 추징이 결정된 돈은 66억원이다. 전체 횡령금의 10%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검찰이 횡령액 중 189억원의 행방을 찾아냈는데도 이를 환수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제3자에게 빼돌린 범죄수익은 1심 선고 전까지만 추징할 수 있다는 법 때문이다. 이를 두고 법정에선 재판부와 검사 측이 실랑이를 벌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 '614억 횡령' 우리은행 前직원, 1심 징역 13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조용래)는 30일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전 직원 전모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공범인 전씨 동생은 징역 10년, 전씨로부터 횡령금 일부를 수수한 개인투자자 서모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전씨와 전씨 동생에게 각각 약 323억7655만원, 서모씨에게는 약 10억372만원 등을 추징한다고도 밝혔다.

전씨 형제는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우리은행 계좌에 있던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5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돈을 인출하기 위해 사문서를 위조하거나,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횡령금을 송금한 혐의도 있다.

전씨는 동생의 사업 부진으로 10억원 상당의 채무가 발생하자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회사 시스템 자체를 위협하는 것으로 죄질이 무겁고 피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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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에서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직원 A씨(왼쪽)와 공모한 친동생 B씨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을 인출해 총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2022.5.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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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징보전액 66억…189억은 찾고도 환수 못해


관건은 횡령금 중 얼마를 환수할 수 있느냐다.

이날 재판부가 전씨와 전씨 동생에게 선고한 추징액은 횡령액보다 많은 647억원이다. 그러나 이들은 횡령금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300억원 이상을 손해보고 50억 상당을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전액 추징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도 "횡령금액 상당 부분이 여러 계좌로 나뉘어 주변인에게 지급되거나 해외로 반출됐다"며 "회사가 민사소송을 제기해도 집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 측이 밝힌 이 사건 추징보전 금액은 약 66억원 수준이다. 전체 횡령액 중 10%에 불과하다.

심지어 재판부가 검찰 측의 변론 재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대로 선고를 진행하면서 검찰이 행방을 찾아낸 189억원 역시 환수가 어려워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2일 전씨의 횡령 금액이 기존보다 93억원 늘어난 707억원으로 파악됐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전씨가 부모나 친구 등에게 증여한 189억원의 돈을 환수해야 한다며 변론 재개도 신청했다.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르면 제3자가 범죄수익인 줄 모르고 받은 부패재산의 몰수는 1심 선고 전까지 추징보전할 수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새로운 공소 사실은) 시간, 장소, 범행 방법 등이 달라 포괄일죄로 볼 수 없다"며 공소장 변경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존 공소장이 유지되면서 변론 재개 신청도 불허했다.

◇ 검찰 "감옥에 다녀오면 몇대 떵떵거리며 살 수 있어"

총 614억의 횡령금 중 환수액이 10%에 불과하게 되자 이날 법정에서는 예정대로 선고를 진행하려는 재판부와 선고를 막으려는 검사 측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검사 측은 "이들이 범죄수익을 그대로 갖는다면 감옥에 다녀와도 몇 대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는 잘못된 결과가 나온다"고 지적하며 선고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재판부는 "신청을 받아야 할 의무가 없다"며 예정된 선고를 진행했다.

이후 재판부를 향한 일부 비판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검사 측이 제출한 자료를 종합했을 때 재판부가 변론 재개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판결문을 분석해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기소 등 범죄 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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