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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휴전선 위 악당’과 일부 ‘친윤계’는 동급? 이준석 “경멸, 집단적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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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친윤석열계’ 의원들과 북한 지도부를 같은 선상에 놓은 것으로 비쳐

지난 28일에는 SNS에서 “기회주의는 양쪽에서 배척받을 것”이라고도

세계일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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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당권 획득을 위해 정치파동을 일으켜도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당내 일부 ‘친윤계(친윤석열계)’ 의원들을 북한 지도부와 같은 선상에 놓은 것으로 해석되는 글에서 둘 다 ‘경멸한다’는 취지의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핵을 가질 때까지는 어떤 고난의 행군을 걷고 사람이 굶어 죽고 인권이 유린되어도 관계없다는 휴전선 위의 악당들을 나는 경멸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당권, 소위 공천권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정치파동을 일으키고 당헌·당규를 형해화하며 정권을 붕괴시켜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자들에 대한 내 생각도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가 말한 ‘휴전선 위의 악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지도부를, ‘정권을 붕괴시켜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자들’은 일부 친윤계 의원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행동이 사실상 북한과 다를 게 없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으로도 비친다.

이 전 대표는 계속해서 “둘 다 ‘절대반지만 얻으면 지금까지의 희생은 정당화될 수 있고 우리는 금방 다시 강성대국을 만들 수 있어’라는 천박한 희망고문 속에 이뤄지는 집단적 폭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28일에는 SNS에 “평소에는 자유를 이야기하다가 연습문제를 풀 때는 외면하는 기회주의는 양쪽에서 배척받을 것”이라고 적어 국민의힘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지역에서 진행된 러시아 합병 투표가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는 내용의 뉴스 화면을 게시한 뒤 “경술국치를 배운 우리가 전쟁통에 사실상의 공개투표를 통해 영토의 할양을 목적으로 하는 세력에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라며 이같이 지적했었다.

이 전 대표는 “우리가 통상국가다?(라고 하는데), 때가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해 할 말을 하는 독일은 우리보다 큰 교역국”이라며 “바다로 둘러싸여 여러 교역물로 통상을 해야만 하는 호주도 홍콩 보안법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민주화운동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고 언급했다. 서방 진영에서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 대한 러시아 합병이 사실상 ‘강제 투표’로 진행됐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나아가 이 전 대표의 글은 윤석열 대통령 등에 대해 비난 언사를 했다는 이유로 자신에 대한 추가 징계를 개시한 당 윤리위원회를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그는 윤리위의 징계 개시 결정에 반발하며 ‘표현의 자유’라며 맞서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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