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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애플 목표주가 하향, 구글 게임사업 철수, 페북 정리해고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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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빅테크들, 긴축 앞에 '휘청'

"수요 부진" BoA, 애플 투자의견 하향

구글 게임사업 철수…페북 정리해고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경기 침체 공포가 빅테크들마저 덮쳤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수요 부진에 허덕이는 게 대표적이다. 구글과 페이스북도 일제히 사업 축소와 정리해고에 나섰다. ‘잘 나가는’ 빅테크들마저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한 것이다. 이는 곧 사실상 모든 기업들이 통화 긴축 쇼크의 영향권에 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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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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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시총 1위 애플도 휘청

29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하고 목표 주가는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25달러 내렸다. 애플 주식은 지난해 증시가 호황일 때만 해도 준안전자산으로 여겨졌다. 시총 1위 애플마저 침체 공포에서 자유롭지 않은 셈이다.

왐시 모한 분석가는 “올해 애플 주가는 선전했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저처로 인식됐다”면서도 “그러나 수요 감소로 인해 앞으로 1년간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의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부진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애플을 둘러싼 악재는 최근 계속돼 왔다. 블룸버그는 최근 “애플이 올해 하반기 아이폰14 주문량을 추가로 최대 600만대까지 늘리고자 했으나 관련 계획을 접었다는 소식을 최근 공급업체들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아이폰14를 두고 당초 9000만대에서 최대 7%가량 추가 생산을 계획했지만, 수요가 크게 늘지 않자 9000만대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경기 침체는 자국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아이폰 판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애플 주가는 이날 4.91% 폭락한 14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40.68달러까지 떨어졌다. 연저점인 6월 중하순 당시 130달러대가 눈 앞에 왔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21.71% 빠졌다.

애플뿐만 아니다. 구글은 야심차게 출범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스타디아(Stadia)를 접기로 했다.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은 이날 블로그를 통해 “스타디아는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스타디아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하기 시작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스타디아는 구글이 2019년 11월 시작한 구독 기반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다. 게임은 구글 서버상에서 호스팅돼,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사용자의 PC에 스트리밍되는 방식이다. 별도의 하드웨어 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출시 이후 다양하지 않은 라인업과 느린 응답 속도 등을 지적 받으면서 서비스 중단설이 계속 나왔고, 결국 3년이 채 안 돼 문을 닫게 됐다.

구글 게임사업 철수…페북 정리해고

이번 조치는 구글이 비용 절감을 꾸준히 거론한 이후 이뤄진 첫 구조조정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거시경제를 이해하려 할수록 더 큰 불확실성을 느낀다”며 “감원 등의 조치를 통해 회사의 효율성을 20%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최근 차세대 픽셀북 노트북 발표를 취소하고 사내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에어리어120에 대한 자금 지원을 삭감하기도 했다.

페북은 정리해고를 포함해 조직 전반의 예산은 삭감하기로 했다. 페북 모회사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날 직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지금쯤이면 경제가 확실하게 안정되기를 바랐지만 아직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며 “다소 보수적인 계획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기술기업들처럼 디지털 광고 감서에 고심하고 있다”며 “정리해고 등을 통해 대부분의 팀에서 예산을 줄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2004년 페북 설립 이후 첫 대규모 구조조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와 메타의 주가는 각각 2.63%, 3.67% 떨어졌다. 알파벳은 애플, 아람코,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세계 시총 4위다. 메타의 경우 최근 주가 하락에 시총 순위가 12위까지 떨어졌지만, 줄곧 10위권 안에 들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1.48%), 아마존(-2.72%), 테슬라(-6.81%) 등의 주가 역시 이날 큰 폭 내렸다.

이외에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은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고 “기존 공장 생산량을 줄이고 장비 구매 예산을 삭감해 2023 회계연도 설비투자를 30% 감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CEO는 “(경기 침체에 따라) 내년에도 전례 없이 어려운 사업환경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1.94% 내렸다. 올해 들어서는 무려 47.77% 폭락했다.

그만큼 경기 침체를 둘러싼 공포감은 상당하다. 월가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올해 1~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다”며 올해 미국 성장률이 제로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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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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