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잇슈]집값 떨어지니…외국인·다주택자 '줍줍?'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침체 가속화 속 다주택자 비중 늘고 외국인 매입 증가 환율 메리트에 급매 매입…다주택 세제 완화 영향도 "일시적 현상…침체기 전형적 현상 아냐" 지적도 [비즈니스워치] 나원식 기자 setisoul@bizwatch.co.kr

집값 하락세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데다가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자취를 감췄는데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쪽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다주택자 비중은 되레 늘어나고 있고, 외국인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집을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세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이 이어질 때까지는 지속할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한쪽에서는 이런 흐름이 나타나는 걸까요. 일각의 지적처럼 최근 집값이 쭉쭉 떨어지니 돈 있는 사람들만 급매물을 줄줄이 사들이고 있는 걸까요.

비즈니스워치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주택 비중' 되레 증가, 왜?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 다소유지수가 지난 8월 16.20을 기록하며 전달(16.17)보다 0.03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이는 집합건물 소유자 중 2채 이상 소유한 이들의 비율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다주택자 비중이 늘고 있는 건데요. 이 비중은 지난 2020년 7월 16.70을 기록한 이래 지속해 줄었는데, 올해 하반기 들어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최근 다주택자들이 늘고 있는 걸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 지수가 올랐다는 건 다주택자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거지 '다주택자 수' 자체가 늘어난 것으로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1~2주택자들이 더 빨리 집을 팔아도 다주택자 비중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 시장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 터라 자금의 여유가 있는 이들이 집을 사들이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다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비즈니스워치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건 눈에 띄기는 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않을 요인들이 있다고 합니다.

우선 다주택자들이 그간 절세 등을 목적으로 집을 내놨다가 최근 윤석열 정부의 보유세 완화 등의 움직임에 맞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당장 급하게 집을 팔 이유가 줄어든 겁니다.

또 최근 월세가 오르면서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임대사업자들의 경우 더 높은 월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요. 이 역시 집을 급하게 팔지 않아도 될 요인이라는 설명입니다.

물론 집을 팔고 싶어도 팔리질 않는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가격을 끌어내려 팔 바에는 차라리 버티자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다주택자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외국인 '부동산 쇼핑(?)'…"환율 때문 일시적 현상"

최근 집을 사들이는 이들은 또 있는데요. 바로 외국인들입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을 매입한 외국인 수는 7월 기준 1012명을 기록했습니다.

집합건물을 사들인 외국인들은 지난해 말 이후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줄어드는 분위기였는데요. 외국인들 역시 우리나라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섣불리 집을 사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에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나타나는 이유로 환율의 변화를 들고 있습니다. 최근 원화 약세가 가팔라지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달러를 들고 있는 외국인들에게는 우리나라 집을 살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워치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분간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환차익 등을 고려하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국내 집값이 이미 어느 정도 떨어진 데다가 환차익까지 감안하면 달러를 들고 있는 외국인들이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역시 "지난 금융위기 때도 원화 약세가 가팔라지면서 유사한 흐름이 있었다"며 "최근의 흐름 역시 환율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의 지적처럼 최근 다주택자가 늘고 외국인이 집을 매수하는 게 집값이 그만큼 충분히 떨어졌기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다주택자든 외국인이든 당분간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고 보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요즘 같은 하락기에는 집이 있는 사람이나 많은 사람이나 모두 주택 매수에 신중할 수밖에 없겠죠.

윤 수석연구원은 "다주택자들 역시 시장 침체기에는 집을 쉽게 매입하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라며 "다만 정부 규제가 대폭 완화한다는 등의 침체기가 끝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온 이후에 움직이는 흐름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즈니스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