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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전 예산, 1조원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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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애초 예산의 22배, 청와대 복귀 검토해야”
국힘 “이미 옮겼으니 용산에 제대로 만들어야”


한겨레21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임기가 시작된 2022년 5월10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선 옛 국방부 청사 정문에 한국 대통령의 상장인 봉황 문장이 붙어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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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1조원이니 5천억원이니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근거가 없다. (…) 496억원의 예비비를 신청할 계획이다.” “(청와대 영빈관이) 지금은 1년에 몇 번 안 써도 된다고 하더라. 외국 귀빈을 모셔야 한다면 (…) 이 건물(청와대 영빈관)은 국빈 만찬 같은 행사를 할때 쓸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2022년 3월20일 기자회견 때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발언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 졸속 이전이 끝없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다름 아닌 대통령실이다. 2022년 9월15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민주당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 단장)은 대통령실이 8월 기획재정부에 2023~2024년 영빈관 신축 예산 878억6300만원을 신청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 예산안이 공개되자 대통령실은 9월16일 “국익을 높이고 국격에 걸맞게 내외빈을 영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불가피하다. 용산 시대에 걸맞은 영빈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공감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건희 여사 “영빈관 옮길 거야” 그러나 같은 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호언장담한 대통령실 이전 비용 496억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심사를 통해 양치기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차라리 다시 청와대로 들어가라. (그것이) 국민의 혈세를 아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영빈관 신축에 비판 여론이 끓어오르자 예산 공개 하루 만인 9월16일 윤 대통령은 영빈관 신축 계획을 철회하라고 지시했다. 영빈관 예산이 거센 비판을 일으킨 원인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이전 예산 496억원’과 ‘청와대 영빈관 활용’이라는 애초의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다.

동시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도 기름을 부었다. 김 여사는 대선 기간인 2021년 12월11일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와의통화에서 이 기자가 “내가 아는 도사가 청와대에 들어가자마자 영빈관 옮겨야 된다고 하더라”라고 말하자 “옮길 거야”라고 두 차례 답변한 바 있다. 이 답변으로 인해 대통령실 이전이나 청와대 미술관 전용, 영빈관 신축 등에 김 여사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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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은 내부가 가장 아름다운 청와대 건물로 꼽힌다. 2022년 8월10일 시민들이 영빈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박승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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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윤 대통령 취임과 함께 이뤄진 대통령실 이전 비용은 넉 달 만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9월30일 한병도 민주당 의원실이 종합한 대통령실 이전 예산 내역을 보면, 애초 예비비로 편성한 496억원과 함께 368억5100만원이 추가로 편성돼 2022년에 모두 864억5100만원이 집행됐거나 집행될 예정이다. 또 2023년 1539억1900만원, 2024년 411억1700만원의 예산이 추가로 편성돼 2022~2024년 모두 2814억8700만원이 집행됐거나 편성된다.

아직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으나 추가로 편성될 국방 부문 예산 규모도 7980억원으로 추산됐다. 따라서 애초 예산과 추가된 예산, 앞으로 편성될 예산을 모두 더하면 무려 1조794억8700만원에 이른다. 이것은 애초 예상했던 예산 496억원의 22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를 부처별로 나눠보면,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부처는 대통령실에 청사를 내준 국방부다. 국방부는 이미 172억7200만원을 집행했고, 합동참모본부 이전, 드래곤힐 호텔 이전, 경호, 경비, 방공 부대 재배치와 시설 마련 등에 7980억원을 더 써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졸속 이전에 밀려난 안보 효율성 대통령실 이전으로 용산에서 남태령으로 밀려나는 합참과 관련해선 여야 모두에서 군사적 이유로 반대 의견이 나온다. 수도방위사령관과 합참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을 지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부와 합참은 전쟁 지휘와 관련해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기관들이다. 두 기관을 떼어놓는 것은 맞지 않는다. 용산에 함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군 대장)을 지낸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합참은 국방부와 함께 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합참 이전도 대통령실 이전과 마찬가지로 큰 그림 없이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대통령실이 세종시로 이전하는 경우, 국방부와 합참은 세종시와 가까운 계룡대 3군 본부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도 이번 합참 이전 계획에서 고려되지 않았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은 2023~2024년 대통령실 인프라 구축 예산으로 107억7100만원을 편성했다. 기재부는 2023~2024년 영빈관 신축 등에 902억7천만원을 편성했다. 영빈관 예산은 윤 대통령이 철회를 지시했지만, 현재까지는 살아있다.

문화재청은 2022~2023년 청와대 관리 등에 314억3200만원을 집행, 편성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년 청와대 활용 예산으로 227억5500만원을 편성했다. 국토교통부는 2022~2023년 용산공원 임시 개방 등에 483억400만원을, 경찰청은 경호, 경비 부대 이전 등에 2022~2023년 72억6400만원을 집행, 편성했다. 행정안전부도 2022년 대통령 한남동 관저 공사에 예비비 20억9천만원을 집행했다. 외교부는 2022~2023년 장관 공관 이전에 23억2900만원을 집행, 편성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해 더 이상의 예산 투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한병도 단장은 “애초 496억원 약속과 달리 이미 300억원 이상 추가 집행됐고, 2023년엔 1500억원 이상이 추가 편성됐다. 추가 예산 투입에 동의할 수 없다. 국정조사를 통해 대통령실 이전 관련 의혹을 다룰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영빈관 신축은 예산 편성 절차를 완전히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영빈관 신축은 중대한 문제다. 따라서 시민 의견을 듣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고, 예비타당성조사와 타당성조사를 거쳐 기재부의 국가 재정운영 계획(5년)에 반영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예산을 편성해야 맞다. 이번 영빈관 예산 편성은 쪽지 예산 수준이었다. 정말 필요하다면 정상적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1천억원 매몰비용 감수해 1조원 절약” 영빈관과 관련해선 청와대 영빈관을 재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의전 공간으로서 청와대 영빈관과 대정원은 다시 사용하면 좋겠다. 그것이 비용이나 청와대 활용 측면에서 모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쪽에서 활동해온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영빈관은 새로 지을 필요가 없다. 기존 청와대 영빈관을 다시 사용하면 된다. 외국 정상들에게 역사를 이야기할 수 있고, 국민을 만나기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원래 영빈관을 다시 쓰려고 했는데, 건물이 너무 낡았고 조리시설도 없었다. 돈이 계속 들 수 있으니 실무자들이 새로 짓자고 판단한 것이다. 청와대 영빈관을 다시 쓰는 문제는 대통령실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의 대통령실을 어떻게 할지에는 여야의 의견이 크게 갈린다. 민주당 안에선 청와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한병도 단장은 “졸속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해서 국정 전반에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청와대로 돌아가는 게 순리다. 청와대로 돌아가면 1천억원의 매몰 비용이 생기지만, 용산에 있어서 생기는 최대 1조원의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돌아가기 어렵겠지만, 다음 대통령은 일단 청와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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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본관 전경.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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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현재 서울에서 대통령이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곳이 청와대다. 시민 개방 구역을 늘리고 나머지는 보완해서 그대로 써야 한다. 용산은 비용뿐 아니라 대통령실로 인한 비행 금지나 고층 건물 제한, 공원 이용 제한 등 문제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쪽은 이번에 용산에 대통령실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미 용산으로 무대가 바뀌었다. 청와대는 국민에게 돌려드려서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야당과 잘 협의해서 다음 대통령들이 잘 쓸 수 있는 용산 대통령실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성철 소장도 “용산 대통령실을 쓸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이긴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옮겼는데 어떻게 하겠는가. 민주당이 예산을 막겠다고 하면 발목만 잡는 야당이 될 수 있다. 청와대 복귀나 세종시 이전을 검토하는 것은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겼을 때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무대 바뀌었다” vs “원점에서 재검토를” 전문가들은 일단 추가 예산 투입을 멈추고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현재 용산에 집무실과 관저는 마련됐고, 애초 윤 대통령도 청와대 영빈관을 쓴다고 했으니 그렇게 하면 된다. 그러나 앞으로 대통령실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는 다음 대통령에게 판단을 넘기는 것이 맞다. 졸속 이전한 윤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관후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박사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게 타당하다. 이런 상황이면 다음에 어느 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더라도 용산으로 가지 않으려 할 것이다. 용산은 윤 대통령만 쓰고 끝날 수도 있다. 용산엔 최소한의 시설만 갖추고 다음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게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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